윤지현 "죽음을 곁에 둘 때 더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어"

기사등록 2026/06/16 16:34:37 최종수정 2026/06/16 17:34:23

한국계 미국 작가 윤지현,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 출간

'장화홍련'의 현대적 재해석…출간 직후 전미 베스트셀러 올라

해외 문단 사로잡은 한국계 작가에 "한국문학, 감정 숨기지 않아"

[서울=뉴시스] 한국계 미국 작가 윤지현이 16일 서울 마포구 휴머니스트 사옥에서 열린 소설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휴머니스트 제공) 2026.06.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한국계 미국 작가 윤지현이 첫 장편소설을 통해 상실과 애도, 죽음을 대하는 문화적 태도를 이야기했다.

윤지현은 16일 서울 마포구 휴머니스트 사옥에서 열린 출간 간담회에서 "한국은 제사문화를 봐도 죽음을 곁에 두려고 한다"며 "이런 점이 오히려 상실과 죽음을 가까이 하면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 작가인 윤지현은 최근 첫 장편소설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휴머니스트)를 국내에 번역 출간했다. 작품은 현지 출간 직후 전미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전 세계 11개국에 판권이 판매되며 주목받았다.

그는 최근 영미권 출판시장에서 한국계 작가들이 주목받는 이유로 한국문학 특유의 '감정의 직접성'을 꼽았다.

윤지현은 "한국문학은 감정 묘사를 굉장히 명확하게 한다"며 "오글거리는 감정까지 피하지 않고, 거리를 두지 않는데 이는 미국 독자에게 매우 신선하다"고 말했다.

이번 소설은 한국설화 '장화 홍련'과 물귀신 등 한국적 소재를 통해 서사를 구축해 작가만의 호러 장르를 그려냈다. 윤지현은 16일 서울 마포구 휴머니스트 사옥에서 열린 출간간담회에서 "'장화 홍련'은 2002년 영화를 보면서 처음 접했다. 이 영화는 자라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20년이 지나 (오늘날)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 (사진=휴머니스트 제공) 2026.06.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윤지현은 캘리포니아대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뒤 뉴욕대에서 문예창작 석사 학위를 받았다. 첫 시집 '늘 허기진 이들'로 신인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 중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프레리 스쿠너 도서상을 받으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소설의 배경은 해안가의 작은 마을 '제이드 에이커'다. 어느 날 언니 미래가 익사체로 발견되고, 부모를 잃은 뒤 언니에게 의지해 살아온 동생 수진은 깊은 상실에 빠진다. 이후 수진은 가족 내에서 금기시되던 마법으로 미래를 되살리지만, 되살아난 언니는 점차 낯설고 위협적인 존재로 변해간다.

 작가는 이로써 죽은 사람이 부활할 경우 동일한 인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집필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이뤄졌다. 한순간에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멈추고 공동체에서 개인 단위로 고립됐을 때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과 아픔을 마주하는 사람에 대해 고민했다.

윤지현은 이날 간담회에서 초고는 호러소설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 서사가 강한 작품으로, 상실을 겪는 내용이었지만 사랑했던 사람이 알아보기 힘든 모습이 되고, 점점 괴물로 변화하는 모습에 내면적으로 큰 공포감을 느꼈다"며 작품이 현재 장르가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작가는 설화를 차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장화홍련'에 담긴 여성의 희생과 억압의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여성에게 일방적인 헌신을 요구하는 사회적 관습을 비판적으로 비춘다.

또 소설의 특징으로는 전통 설화 외에도 작품 곳곳에 한국적 요소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윤지현은 소설 중반부에 등장하는 한국의 제사 문화를 언급하며 "(한국은) 죽음과 탄생을 본질적으로 유사한 방식으로 축하한다 "이 지점을 주목했으면 좋겠다"고 꼽았다.

이어 "비서구권 설화에 대한 (해외 독자 사이에서) 많은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계속해서 이 트렌드가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한국계 미국 작가 윤지현이 16일 서울 마포구 휴머니스트 사옥에서 열린 소설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휴머니스트 제공) 2026.06.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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