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해협 개방 합의에도 핵 쟁점은 그대로 남아
이란 버텼고 미국·이스라엘은 정치적 부담 안아
전쟁 끝나도 협상은 결국 출발점으로 되돌아가
15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오는 19일 제네바에서 미국·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식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양측은 아후 60일 간 핵 협상에 착수하게 된다.
하지만 협상의 핵심 의제는 전쟁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용 범위, 농축 중단 기간,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처리 문제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르게 된다.
결국 수개월간 이어진 군사 충돌의 종착점이 전쟁 전 논의되던 의제로 되돌아온 셈이다.
물론 이번 전쟁은 중동 질서를 바꿔놓았다. 수많은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고, 이란과 레바논 등 지역 사회는 정치·사회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삶은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이란 내부에서는 군부와 안보기구의 영향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부 충돌이 체제 결속 효과를 가져오면서 세속적 민간 정치 공간은 더 축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 이전보다 자유와 시민권 확대 가능성이 더 멀어졌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반면 미국은 복합적인 부담을 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 초기부터 핵 군축과 체제 변화 압박을 강조했지만, 현재 논의되는 합의안만 놓고 보면 이런 목표가 명확하게 실현됐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핵 문제는 다시 외교 협상으로 넘어갔고, 미국은 일정 수준의 타협을 선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경제적으로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이란은 이번 분쟁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해협 재개방이 선언되더라도 실제 운항 정상화는 해운업계와 보험업계의 판단에 달려 있다. 보험료 상승과 물류 차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또는 서비스 비용 부과 여부, 동결된 이란 자산의 해제 시점과 조건 등을 두고 미국과 이란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모호성이 남아 있는 만큼 서명식 전까지도 추가 진통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스라엘 변수 역시 부담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을 통해 이란 핵 위협 제거와 역내 무장세력 약화를 목표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현재의 합의가 사실상 현상 관리 수준에 머문다면 정치적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시각 차이도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은 조기 안정과 경제 정상화를 우선하려 하지만, 이스라엘은 보다 강경한 안보 목표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양측 공격은 멈춘다해도 핵 문제가 남아있다. 후속 협상에서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 여부, 농축 중단 기간, 이미 고농축된 우라늄 비축분 처리 방식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협상이 다시 결렬된다면, 이번 합의는 잠시 멈춘 휴전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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