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 암 발병·부모 암 진단 시 검사
유전자 검사, 질병 예방과 위험 관리 도움
변이 있어도 반드시 암이 생기는 것 아냐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밀의료와 맞춤형 치료가 확산되면서 유전자 검사가 질환 진단을 넘어 예방과 위험 관리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유전자 검사는 DNA, RNA 또는 염색체의 구조적·기능적 변화를 분석하는 검사다.
임지숙 경희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유전자 검사는 질환의 원인과 발병 위험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방·치료·관리 계획은 물론 가족 구성원의 검사와 관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실제 진료실에서는 부모나 형제, 가까운 친척이 암 진단을 받은 뒤 유전자 검사 필요성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족 중 암 환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반드시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부모나 형제가 젊은 나이에 암을 진단받았거나, 가족 중 여러 명이 같은 암을 앓았거나,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암을 앓았다면 유전성 암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 이외에도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심근병증, 부정맥·심장돌연사 증후군 등 심혈관 유전질환 평가에 유용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거나, 가족 중 젊은 나이에 심장돌연사가 발생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임지숙 교수는 "여러 진료과를 거쳤지만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했거나 성장·발달 이상, 반복되는 혈액학적 이상 등 원인 불명의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도 진단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며 "다만, 가족력만으로는 유전자 검사 필요성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증상과 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는 검사 전후 상담과 결과 해석이 매우 중요하다. 전문 의료진이 환자의 병력, 가족력, 기존 검사 결과를 확인해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판단하고 상담과 동의 절차를 거쳐 검사를 시행한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검사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약 1개월 정도 소요된다.
임지숙 교수는 "질병과 관련된 유전 변이가 확인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은 물론 아직 증상이 없는 가족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며 "같은 변이를 공유하는 가족들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검사와 관리를 시작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검사 결과 가족 내에서 우려했던 유전 변이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해당 질환에 대한 불필요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불필요한 추가 검사도 줄일 수 있으며, 향후 가족계획을 세우는 데도 참고할 수 있다.
다만 유전자 검사가 질병을 100% 예측해 주지는 않는다. 질병과 관련된 변이가 있어도 반드시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같은 변이라도 사람마다 발병 시기나 증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전자 검사는 질병을 확정적으로 예언하는 검사가 아니라, 위험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진료와 관리를 준비하기 위한 검사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요한 것은 검사 결과를 전문 의료진과 함께 해석하고, 실제 진료와 연결하는 것이다.
임지숙 교수는 "유전자 검사는 단순히 양성과 음성을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결과가 환자의 증상과 가족력에 맞는지, 앞으로 어떤 관리와 추적검사가 필요한지, 치료 선택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함께 해석해야 하는 도구"라며 "검사 전후의 상담과 해석이 가장 중요한 분야인 만큼 질환의 진단과 관리, 치료 설계, 가족 관리를 실현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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