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 건보 논란…"중증 급여 먼저" vs "가격 관리 효과"

기사등록 2026/06/16 06:03:00 최종수정 2026/06/16 06:06:42

7월 관련 토론회, 하반기에 급여 검토 추진

중증환자 "돈 없어 치료제 못 쓰는데" 불만

일각선 "포퓰리즘으로만 볼 수 없는 문제"

[서울=뉴시스] 탈모약 처방을 받기 위해 환자들이 병원으로 올라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4.04.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탈모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절성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증질환자 등에게 필요한 치료제에 혜택이 먼저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건강보험 등재로 가격 관리가 가능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탈모 환자 수는 2020년 23만4780명에서 2024년 24만1217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료비(요양급여비용) 총액은 322억원에서 389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탈모 치료는 자가면역질환에 해당하는 원형 탈모나 지루성 피부염 등에만 급여가 적용되며 유전성 탈모 등의 치료는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됐다. 미용 목적 등으로 비급여 진료를 받는 환자를 고려하면 환자 수와 진료비는 더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탈모 환자 수가 1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계도 나온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올 하반기에 대국민 의견 수렴을 통한 탈모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 검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와 복지부는 7월에 이 주제를 놓고 현장 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탈모약 급여화 논란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2년에도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난해 말에도 국무회의를 통해 젊은이들이 탈모를 생존 문제로 받아들인다며 건보 적용 검토를 지시했다.

탈모약 급여를 둘러싼 쟁점은 건강보험 재정과 적용 우선순위다.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지난해까지는 흑자였지만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부터는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 건강보험 재정전망에 따르면 재정 수지는 2029년에 -10.7%, 2033년에는 -30.7%에 달하고 누적 준비금은 2025년 26조원에서 2028년이 되면 전부 소진되며 2033년에는 98조원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증이나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등에 우선 사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변인영 췌장암환우회 대표는 "머리카락은 생명과는 관련이 없는 문제 아니냐"며 "암 환자 중에서는 돈이 없어서 치료제를 못 쓰는 분들도 많은데 그런데에 건강보험을 쓰지 않고 미용이나 마찬가지인 탈모에 사용한다는 건 환우들 입장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다른 환자단체 관계자는 "합병증 등으로 탈모가 있는 환자들도 많기 때문에 탈모약 급여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기는 어렵다"면서도 "청년 탈모를 위해 건강보험 급여를 등재한다는 건 (회원들이) 열 받아 한다"고 말했다.

반면 건강보험 등재가 오히려 관리적 측면에서는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설정해 회당 가격과 본인부담률, 연간 진료 가능한 횟수를 정한 바 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천차만별인 복제약 비급여인 탈모약의 가격을 결정하고 급여화를 해서 과잉진료를 막는다는 취지라면 동의한다"며 "탈모약에 대한 요구가 정말 크다고 하면 포퓰리즘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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