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 생일 피하려 자정까지 협상 타결 미뤘다"

기사등록 2026/06/15 11:17:34 최종수정 2026/06/15 11:20:03

"이란 측, 트럼프 개인 홍보 행사 전락 우려해 의도적 지연"

7시간 30분 시차…미국은 14일, 이란은 15일 합의로 설명 가능

이란 혁명수비대 "트럼프 고집" 비판…내부에선 아라그치 규탄 시위

[워싱턴=AP/뉴시스]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 합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일에 맞춘 '정치적 이벤트'로 비치는 것을 피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이란 측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이란 협상단이 테헤란 현지 시각으로 자정을 넘긴 뒤에야 합의를 최종 확정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2026.06.11.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 합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일에 맞춘 '정치적 이벤트'로 비치는 것을 피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이란 측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이란 협상단이 테헤란 현지 시각으로 자정을 넘긴 뒤에야 합의를 최종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과 종전 합의 발표가 겹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생일인 14일 합의 타결을 발표하길 원했지만, 이란은 중대한 외교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기념일과 연결되는 것을 경계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는 7시간 30분의 시차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양측 모두 최종 합의 시점을 각자 원하는 대로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후 5시30분(미 동부시간 기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이란 시간은 이미 15일 새벽 1시께였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도 이 같은 시간차가 양측 모두에게 정치적 여지를 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생일에 외교적 성과를 발표한 모양새를 만들 수 있었고, 이란은 자국 시간으로는 생일 다음 날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됐다. 더타임스는 종전 합의의 내용뿐 아니라 발표 시점까지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베이루트=AP/뉴시스]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 합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일에 맞춘 '정치적 이벤트'로 비치는 것을 피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이란 측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이란 협상단이 테헤란 현지 시각으로 자정을 넘긴 뒤에야 합의를 최종 확정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지난 10일(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에서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지지자들이 헤즈볼라 깃발과 이란 국기를 흔들며 반미-반이스라엘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2026.06.11.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13일 텔레그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생일인 14일에 맞춰 종전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혁명수비대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서명식을 상징적으로 활용해 개인 홍보 행사로 만들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내부에서는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강경파를 중심으로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이란 내 강경파들은 협상 타결을 앞둔 13일 수도 테헤란 등지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등 미국과의 협상을 주도한 정부 협상팀을 비난했다.

이들은 "아라그치에게 죽음을", "불명예스러운 타협주의자이자 침투자인 아라그치를 규탄한다", "최고지도자의 피는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대미 협상 노선을 비판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완료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면 승인하며, 동시에 미 해군의 해상 봉쇄를 즉각 해제할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란 외교부도 "종전협상 MOU(양해각서) 초안이 최종 확정됐다"며 "공식 서명식은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협상안은 평화 양해각서(MOU) 형식으로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원칙적 합의로, 추후 세부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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