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 99% 급감 배후…차량소화기·맨발로 맞선 시민들

기사등록 2026/06/13 08:30:00 최종수정 2026/06/13 08:40:23

소방대 도착 전까지 차량용 소화기로 산불 진화

저녁에 치악산 정상서 산불…발로 불끈 등산객들

주유소 문 안 닫고·카페 문 열고…진화대원 지원도

[서천=뉴시스] 27일 오전 1시22분께 충남 서천군 비인면 성북리 안치저수지 인근에서 산불이 나 불길이 번지고 있다. (사진=서천소방서 제공) 2026.04.4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산불 피해 99% 감소, 인명 피해 0건.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이 같은 산불대응 성과를 언급하며 공무원들을 공개적으로 격려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불길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진화에 나선 시민들의 활약도 이어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 4월 12일 강원 춘천시와 경기 가평군 경계 지역인 46번 국도 인근 임야에서는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했다.

당시 춘천에서 가평 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던 20대 운전자 A씨는 도로 옆 야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곧바로 119에 신고했지만 그대로 차를 세울 수는 없었다. 불이 난 곳이 중앙분리대 너머 반대편 차로 쪽 야산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한참을 더 달려 차를 돌려세웠고, 산불이 난 곳으로 되돌아왔다. 이후 차에 비치해둔 차량용 소화기를 꺼내들고 야산으로 뛰어올라가 불을 끄기 시작했다.

이후 신고 1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가 진화 작업을 이어갔고, 불은 오후 3시59분께 완전히 꺼졌다.

지난달 1일에는 강원 원주시와 횡성군 경계에 위치한 치악산국립공원 곧은재 정상 부근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불이 발생한 시각은 오후 6시42분. 해가 저물고 있어 산불진화 헬기를 띄울 수 없었고, 불이 난 위치가 정상 부근이라 소방차 진입도 쉽지 않았다.

방치했다간 대형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국립공원공단 직원 2명은 진화장비도 없이 발로 불길을 밟고 있었다.

이때 인근을 지나던 등산객 7명이 이 모습을 발견하고 현장으로 달려갔고, 공단 직원들과 함께 발로 불길을 껐다. 산불진화대원들이 등짐펌프를 메고 산 정상까지 올라오는 동안 불길이 더 번지지 않도록 막아선 것이다.

이들의 대응 덕분에 불은 오후 7시20분께 완전히 꺼졌다.

당국의 확인 결과 현장에서 불을 끈 등산객들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소속 등산동호회 회원들로 파악됐다.

불길과 싸우는 대원들에게 먹거리와 연료를 지원해준 소상공인과 주민들도 있었다.

지난 2월 21일 충남 예산군 대술면 송석리에서는 강풍으로 되살아난 산불을 끄기 위해 밤늦게까지 진화 작업이 이어졌다. 이에 산정주유소는 영업시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문을 닫지 않고 진화차량에 연료를 공급했다.

충남 서산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때도 마을 주민들이 연료가 떨어진 진화차량에 주유를 지원해줬고, 현대오일뱅크는 장시간 진화 활동에 투입된 진화대원 100여명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경남 밀양시에서는 진화헬기 계류장 인근 카페 운영자 B씨가 공중진화대원들에게 커피와 라면을 제공하고 화장실과 휴게공간도 개방했다고 한다. B씨는 2022년 밀양 부북면 춘화리에서 산불이 났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진화대원들을 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는 산불 현장에서 활약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지자체 등의 추천과 공적 심사를 거쳐 재난안전 유공 포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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