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월드컵에 명암 교차…대구 극장가·식당가만 '들썩'

기사등록 2026/06/12 12:33:53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12일 대구 중구의 한 영화관 안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체코전을 관람하러 온 시민들. 2026.06.12. k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정재익 이상제 기자 = "월드컵 분위기가 예전만큼 큰 열기는 없지만 소수 정예로 곳곳에서 뜨겁게 펼쳐지는 느낌입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체코전이 열린 12일 오전 11시께 대구 중구의 한 영화관 안.

평일 오전 시간대인 탓에 예매율은 32% 안팎에 머물며 상영관 내부는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빈 좌석이 많아 자칫 썰렁할 수 있었던 공간이었지만, 주심의 휘슬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상영관을 찾은 소수정예의 축구 마니아들은 넓은 객석을 독차지한 채 거리 응원 못지않은 뜨거운 함성을 쏟아냈다.

직장에 연차를 내고 극장을 찾은 이모(32)씨는 "예매율이 낮아 조용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우리끼리 상영관을 통째로 빌린 것처럼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응원할 수 있어 몰입감이 더 좋다"며 웃어 보였다.

친구와 함께 온 대학생 최모(22)씨는 "오전 시간이라 '치맥' 대신 팝콘을 먹고 있지만, 대형 스크린이 주는 압도감 덕분에 경기장에 직접 와 있는 기분"이라고 현장의 열기를 전했다.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12일 대구 중구의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체코전을 관람하고 있다. 2026.06.12. k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중구 시내 곳곳의 대형 텔레비전(TV)이 설치된 일부 식당가도 이른 점심을 먹으며 경기를 관람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직장인들은 동료들과 함께 식당 모니터 앞으로 모여들었고, 대표팀의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수저를 멈춘 채 탄성을 지르며 스크린 응원전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일부 실내 응원 열기와 달리 인근 동성로 상권 전체에는 대체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번 월드컵 경기가 대부분 대낮에 열리면서 시민들이 각자의 일과를 이어가야 하는 탓에 거리 응원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이날 동성로 일대도 월드컵 첫 경기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시민들의 발길이 뜸했다.

상인들은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감마저 접은 모습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폭발적이었던 특수는 2006년과 2010년까지 일부 이어졌지만 이후부터는 사실상 사라진 지 오래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열린 12일 오후 대구 중구 종로 번화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06.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동성로에서 10년 넘게 음식점을 운영한 박모(52)씨는 "2002년에는 월드컵만 하면 거리가 사람으로 꽉 찼고 2006년, 2010년까지는 그래도 단체 손님이 몰리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지금은 월드컵이라고 해서 장사가 잘될 거라는 기대 자체를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밤 경기면 손님이라도 받을 텐데 오전 11시 경기는 직장인도 학생도 움직일 시간이 아니다"며 "이번 월드컵 특수는 이미 포기한 상태"라고 체념 섞인 반응을 보였다.

야간까지 영업하는 한 상인은 "예전에는 월드컵 경기 날이면 예약 문의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평소와 다를 게 없다"며 "대형 스크린을 켜놔도 볼 사람이 없으니 그냥 조용한 평일 오전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 뒤 25일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최종 3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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