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원하는 안산, 내가 그 도구"
"의혹엔 당당히, 시의회엔 더 선명하게"
[안산=뉴시스] 문영호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경기 안산시에서는 현직 시장이 당선됐다. 안산시 첫 연임시장이다.
안산시는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성지로 불리던 곳이다. 현역 국회의원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도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당내 분위기가 팽배했다.
민주당은 8명의 시장 후보자가 치열한 공천경쟁을 벌였다. 수차례 경선을 치르며 최종 후보를 결정했지만 안산시장 당선증은 국민의힘 후보, 현역 시장에게 돌아갔다.
지난 10일 안산시장 집무실에서 이민근 시장을 만났다. 무척이나 수척해 보이는 얼굴에서 선거 준비 40여일 간의 고단함이 잃혔다. 몸무게 8㎏이 줄었단다.
이 시장이 밝히는 선거과정에서의 소회를 짧게 정리하면 지인들에 대한 미안함과 시민에 대한 소명의식이다.
"주변 사람들이 선거를 돕는 게 그저 미안했어요. 이민근이 무엇이관대……시민이 원하는 안산을 만들어 가는 길에 저는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쓰임새를 받는 도구."
이 시장은 재선 성공 요인으로 현장소통과 행정신뢰를 꼽았다.
"현장에서 시민과 소통하고, 안산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과정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지요."
원팀캠프가 철저하게 결집해 선거 전략을 짰다. '우리가 사는 안산, 안산은 우리가 지킨다'는 기조로 중도층을 공략하며 더 많은 현장을 직접 찾아다녔다.
"대형 단체나 유력 인사보다 안산을 걱정하는 일반 시민들이 많이 응원해 줬어요. 그분들을 보면 사실 눈물도 났습니다. 왜 나를 지지하는가, 그 마음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원동력이 됐어요."
선거 기간 최대 고비는 금품을 받고 특정사업에 대한 이권을 약속했다는 의혹 제기였다. 선거기간,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장이 접수됐고 지금은 안산단원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그때가 제일 어려웠죠."
답변은 담담하다.
"조사는 받겠지요.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행정 원칙을 갖고 갔고, 계약 관련해서도 간섭하지 않았어요."
그는 스스로를 '행정 원칙주의자'라고 말했다.
"시에 유익한 일, 시민 재산이 침해되지 않는 것들을 주장했지 제 이익을 추구한 적이 없습니다. 그랬다면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겁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스스로 고쳐야 할 지점도 짚었다.
"지역에서 정치를 오래 했어요. 아는 사람이 많아요. 30년 넘게 전화번호도 변하지 않았죠. 거절하는 표현이 모호해지고, 상대가 긍정으로 받아들이는 일들이 생겼죠. 이제는 나 자신을 좀 더 잘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시의회에 대한 태도 변화도 예고했다. 선거 과정에서 '안산도시공사 초지역세권개발사업 출자 동의안'이 1년 넘게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을 비롯해 '마냥 사람좋기만 한 모습'에 대한 질타를 받은 터다.
"의회를 믿고 소통하며 가겠지만,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의 절박함을 들었습니다. 시민이 원하는 정책 방향에 대해선 더 선명하게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민선 9기의 방향성을 묻자 이 시장은 "중단 없는 안산 발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시경쟁력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계획도시 안산'의 과거 경쟁력이 단점으로도 작용한다는 진단이다.
"안산은 모든 땅에 용도가 정해져 있어요. 시대가 바뀌었는데 걷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선시장 시대에 규제를 풀면 '왜?'라는 의구심을 받으니까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는 민선 9기는 다르다고 했다.
"재건축도 과감히 열어 놓겠습니다. 특혜 시비만 없으면 됩니다."
대부도 종합발전계획과 경기도의 선감도 지원 프로젝트도 언급했다. "자본이 들어와야 도시가 성장합니다. 공공 영역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안산의 도시 계획은 잘 돼 있습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것만 열어 놓으면 됩니다."
이 시장은 7월1일 민선9기 안산시장으로서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 취임식은 없다.
시정구호 역시 변하지 않는다. "시민과 함께, 자유로운 혁신도시 안산"
8㎏이 빠진 몸. 안산시 첫 연임시장이란 명예와 멍에를 짊어지고 그가 걷는다. 다시.
◎공감언론 뉴시스 sonano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