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차원의 전방위적 압박이 결정에 영향 미친 듯
협회 "팬들로부터 응원받고 좋은 성적 내길 바라는 마음"
정몽규 회장은 29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 첫 취임 이후 13년 만의 사퇴 선언이다.
정몽규 회장은 비판 여론 속에 지난해 2월 85.6%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4선에 성공했다.
전방위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던 정 회장이 월드컵이란 큰 행사를 앞두고 물러날 걸로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실제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 캠프를 차린 홍명보호 축구 대표팀도 정몽규 회장의 사퇴 소식을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 13년간 한국 축구 행정의 수장으로 여러 공과를 남겼다.
반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논란, 축구인 기습 사면 시도와 철회 파동 등으로 행정력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에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의 전방위적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문체는 축구협회에 대한 특정 감사 이후 정 회장을 비롯한 협회 수뇌부에 대해 '직무 정지' 수준의 중징계를 요구해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에는 법원이 축구협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제기한 특정 감사 결과 통보 및 조치 요구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해 정 회장의 부담이 더 커졌다.
축구협회가 곧바로 항소를 결정했지만, 정 회장 스스로 더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과 남은 임기 완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협회는 외부 압박에 따른 사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13년간 이끌었던 협회도 여러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동력을 갖고 전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큰 이유로 본인이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이겠다는 결심에 전력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4연임에 성공하며 2029년 초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던 정 회장의 중도 퇴진으로 한국 축구 행정 체계는 월드컵 이후 대대적인 재편이 예상된다.
잔여 임기가 1년 이상일 경우, 차기 회장 선거는 실시 사유가 확정된 이후 60일 이내 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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