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발 하루 만에 조사… 압색 통해 직원 메신저 확보 가능성
법조계 "고의성·공모 입증 핵심…정용진 책임 묻긴 어려울 듯"
27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최근 정 회장 등에 대한 고발 사건을 병합해 이첩받은 뒤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고발 접수 하루 만인 지난 22일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25일에는 광주 남부경찰서에서 5·18 유공자 및 유족 등 26명에 대한 고소인 조사도 마쳤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진행한 '탱크데이' 마케팅 콘텐츠가 5·18 민주화운동을 모욕하고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시민단체와 5·18 단체는 해당 표현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무력 진압을 연상시킨다며 역사 왜곡과 희생자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정 회장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통해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신세계그룹은 조사 과정에서 스타벅스 코리아 이커머스팀 전원과 전략기획본부, 대표이사 등 결재 라인에 대한 휴대전화·노트북 포렌식과 교차 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까지 고의성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사가 확대되면서 경찰의 강제수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 회장의 사과문에 따르면 신세계 측은 일부 마케팅관계자들의 휴대전화 제출 거부로 관련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이 고의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향후 신세계그룹 및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메신저 기록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태연 태연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모두 피해자가 특정돼야 하는데, 이번 사안은 누구를 지칭한 것인지 특정성이 명확하지 않다"며 "명예훼손과 모욕 모두 특정성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마케팅이 5·18 민주화운동과 유족, 유공자들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한 입증 역시 주요 쟁점이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 역시 "이 사건이 범죄가 되려면 스타벅스 코리아 측이 5·18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를 갖고 기획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며 "이를 입증하려면 단순 문구 외에 기획 문서나 메신저 대화 등 보강 증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5·18 단체나 유공자 단체 등이 피해자로 특정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결국 핵심은 이 행사가 실제로 5·18 단체를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할 의도로 기획됐다는 점이 입증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5·18 특별법 위반 여부를 두고도 법리적 다툼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변호사는 "특별법상 처벌은 허위 사실을 전제로 하는데 '탱크데이'라는 문구가 누구나 명백히 허위 사실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표현인지 애매하다"며 "이 문구만으로 곧바로 5·18 민주화운동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키는 표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회장 개인의 형사 책임 인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법조계는 신중한 입장이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설령 실무진 차원에서 모욕이나 명예훼손 의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 회장 등이 이를 인식하거나 지시·승인했다는 점이 별도로 증명돼야 한다"며 "단순히 최종 결재권자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공범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다만 경찰 수사가 단순 모욕이나 명예훼손보다는 5·18 특별법 적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변호사는 "경찰이 고소인들에게 당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지, 해당 문구를 보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등을 물은 것은 결국 '탱크데이' 문구가 5·18 민주화운동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일반 사건이었다면 각하 가능성도 있었을 사안"이라며 "다만 사회적 관심이 큰 데다 5·18 특별법 위반 주장까지 제기된 만큼 경찰도 최소한 특별법 적용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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