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안 투표 가결돼도…삼성전자, 반도체 '글로벌 대외 신뢰도' 문제 없나

기사등록 2026/05/26 11:22:49

빅테크, 삼성 노사관계 당분간 예의주시 전망

반도체 생산 '대외 신뢰도' 적잖은 부담 우려

글로벌 시장, 노조리스크 여부 판단 고착화

"불안 요인 있으면 구매선 돌릴 수도"

[수원=뉴시스] 김금보 기자 =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시작일인 22일 점심시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앞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05.2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 노조의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가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 당장의 총파업은 막을 전망인 가운데, 이번 사태로 인해 반도체 대외 신뢰도에 대한 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대부분 고객사가 요구한대로 맞춤형 생산을 해야 하는 만큼, 빅테크 고객사들은 앞으로도 삼성전자 노사 관계 동향을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는 빅테크들이 공급망을 꾸릴 때 노조 리스크 여부를 함께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등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메모리사업부 조합원의 수가 다른 사업부보다 월등히 많아 가결이 점쳐지고 있다. 합의안대로라면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1인당 6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그 동안 우려가 컸던 총파업 위기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의 대외 신뢰도에 적지 않은 부담이 얹혀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또한 빅테크들이 설계한대로 맞춤형 생산해야 한다.

올해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부터는 기존의 HBM 시리즈와 달리 구조 상 맞춤형 설계가 필요해 고객사와의 협업을 지속하면서 생산을 해야 한다.

그런 만큼 빅테크 고객사들은 앞으로 삼성전자의 불안한 노사 관계와 완벽히 합의되지 않은 새로운 성과급 체계를 잠정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HBM4, HBM4E 메모리를 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6.03.18. photo@newsis.com

현재 비메모리 사업부 및 디바이스경험(DX)의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합의안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요건인 1.5% 이상을 모아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고, 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같은 법적 대응을 병행하는 등 회사 안팎으로 리스크가 여전히 적지 않다.

앞서 성과급을 두고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 사태가 불거지자 주요 빅테크들로부터 공급 차질 규모, 대응 방안 등에 대한 문의가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빅테크는 총파업 시 파업 기간 중 생산한 칩은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기도 했다.

빅테크들이 반도체 공급 안정성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는 노조 리스크 여부가 공급망 형성의 중요한 판단 요인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사태로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 내부에서는 성과급 삭감설이 돌며, TSMC 일부 직원들도 파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에 대한 공급 불안 요인이 남아 있게 되면 빅테크들은 구매선을 노조 리스크가 없는 기업으로 돌릴 수 있다"며 "성과급 제도를 예측 가능하게 운영해야 앞으로의 불안 요소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술력과 생산능력(캐파)이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공급망 안정성과 노조 리스크 관리 능력까지 함께 평가 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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