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 방식 진행…27일 오전 10시 마감
조합원 과반 찬성해야 잠정합의안 법적 효력
비반도체 노조, 잠정합의안 부결 운동 선언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가 시작됐다.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엿새간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합의안은 최종 효력을 발휘한다.
특히 DS(반도체) 부문과 비반도체(DX·비메모리) 부문 간의 극심한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내부 불만이 투표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22일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에 따르면, 이날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 찬반투표는 오후 2시12분부터 시작됐다.
이번에 안건으로 오른 잠정합의안은 DS부문 사업 성과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 자사주로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업계에서는 전체 조합원의 80%를 차지하는 DS 부문 조합원들이 합의안 통과를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최대 6억 원 규모의 성과급 수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의안에서 소외된 부문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특히 DX 부문 조합원들은 보상 규모가 자사주 600만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반발이 거세다.
DS 부문 내에서도 적자가 유력한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부문 조합원들은 성과급이 1억6000만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돼, 이들의 표심이 부결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이들 부문 조합원의 표심이 부결로 기울 경우 합의안 통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과급을 놓고 임직원들의 균열은 노조 조직 세력 판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DS 부문 중심의 협상에 반발한 DX 부문 조합원들이 초기업노조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한때 7만6000명에 달했던 초기업노조 조합원수는 현재 7만명으로 점차 줄었다. 반면 동행노조의 조합원 수는 이달 초 2300여 명에서 현재 1만 2298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잠정 합의안 부결을 위한 '부결 및 재협상 추진 모임' 단체 대화방도 개설됐다.
참여 인원 대부분은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이라고 밝히며 "무조건 부결시켜야 한다", "주변 조합원들에게 반대표를 독려하자" 등의 글을 공유하며 결집하고 있다.
여기에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한 '동행노조'의 투표권 인정 여부를 두고 노조 간 해석이 갈리는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당초 공동교섭단에 참여했으나, 지난 4일 "우리 노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탈퇴를 선언했다.
이를 근거로 초기업노조는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는 사측과 공동교섭단 간에 체결된 것"이라며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한 타 노조는 이번 찬반 투표권이 없다"고 못 박았다.
노조 간 갈등 속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수원지부와 동행노조 집행부는 이날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결 여론 결집에 나섰다.
이들은 "이번 임금 교섭은 사실상 메모리사업부 중심의 성과급 교섭으로 변질됐다"며 부결 운동을 공식화했다.
투표 결과가 부결로 나올 경우 잠정합의안은 자동 무효가 되며 노사 관계는 다시 파업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투표 결과를 성적표로 삼겠다며 "부결 시 재신임 투표를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