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있는 곳에 보상' 원칙 재해석…잠정합의안 해부해보니[삼성發 성과급 쇼크②]

기사등록 2026/05/23 06:00:00 최종수정 2026/05/23 06:18:23

적자 사업부, 1년 패널티 유예…1.6억 보장

'성과 기대 사업부에도 보상'…"원칙 바뀌나"

'매각 제한'에 반발도…사이클 불황시 '0원' 가능성도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2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교섭 결과 브리핑에서 합의안에 서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수개월 간의 진통 끝에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는데, 사업부별로 큰 차이의 성과급을 받게 되면서 각각 어떤 방식의 보상 체계를 꾸렸는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사업부는 최대 6억원을 받지만, 완제품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600만원을 받는 등 최대 100배 차이의 보상 격차가 난다.

반도체(DS)부문 안에서도 사업부별로 4억원에 달하는 격차가 발생하면서, 회사가 그 동안 강조해온 성과주의 원칙도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메모리 최대 '6억'…적자 사업부도 1.6억 보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통해 새로운 사업성과 연동 보상 체계를 마련했다.

이번 잠정 합의안의 핵심은 'DS 특별경영성과급'이다. 이는 DS부문 내 사업부에만 성과급을 지급하는 보상 제도로, 성과인센티브(OPI), 목표달성장려금(TAI) 등 기존 성과급과는 별도다.

DS 특별경영성과급은 향후 10년간 운영되는데,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삼는다. 상한 없이 전액 자사주로 지급한다.

재원 배분율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나누고, 공통 조직의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한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300조원으로 가정하면, 활용 가능한 재원은 31조5000억원이다.

DS부문 전체 직원이 7만8000명인 것을 고려하면 메모리사업부, 비메모리사업부(파운드리·시스템LSI), 공통조직은 사업부 상관없이 모두 1인당 1억6000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나머지 60%를 계산하면 메모리사업부는 1인당 3억8000만원을 추가로 수령한다. 기존 OPI까지 합하면 평균 6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비메모리는 적자 사업부인 만큼 사실상 사업부 60% 재원은 받기 어렵다. 적자를 내면 부문 40% 재원 가운데 60%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패널티를 올해 적용하지 않고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적자를 내도, 올해는 부문 40% 재원을 다른 사업부와 균등하게 나눠 가질 수 있는 셈이다.

파운드리는 테슬라와 애플 등 빅테크들과 대규모 생산 계약을 맺고 있고 시스템LSI도 엑시노스 2600 판매를 확대하는 등 내년에는 이들 사업부가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1년 패널티 유예' 항목을 추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사업 특성상 특정 사업부의 성과가 다른 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나오는 만큼, 적자 사업부에도 보상을 최대한 확대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 비메모리 소속 조합원들은 이를 '독소조항'이라며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처럼 적자 사업부에도 억대의 보상이 가게 되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고수해온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당장 성과가 없어도, 성과를 낼 것 같은 사업부에는 보상을 주는 원칙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사업부가 연계된 반도체 특성상 어느 정도 불가피한 면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DX부문에 대한 보상은 600만원의 자사주에 불과하다. 이번 합의에서 DX부문에 대한 보상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이에 메모리사업부와 DX부문의 보상 격차는 무려 100배에 이르게 됐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잠정 합의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위원장,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다시 임금협상에 나섰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자사주 3분의2 '매각 제한'…"기준 미달시 특별성과 0원"
이번 DS 특별경영성과급은 전액 자사주인데, 이 중 3분의2는 바로 팔 수 없다.

지급된 주식의 3분의1은 즉시 매각 가능하고, 다른 3분의1은 1년간 매각을 제한하며, 나머지 3분의1은 2년간 매각을 제한한다.

이와 관련, 노조는 '중도에 자발적으로 퇴직하거나 징계해고로 퇴직한 경우 매도 제한 자사주 상당액을 회사에 반환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DS 특별경영성과급을 받은 뒤 6개월 뒤에 퇴직하면 이 중 3분의2는 사실상 받지 못하는 셈이다.

아직 공식화 되지는 않았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3년 간 강제 퇴사금지 명령"이라며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2026년~2028년까지 해마다 DS부문 영업이익이 200조원, 2029년~2035년까지 해마다 DS부문 영업이익 100조원을 달성할 때 DS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한다.

인공지능(AI) 수혜에 따라 올해는 300조원이 훌쩍 넘는 영업이익이 가능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경기 순환 산업인 만큼, '슈퍼 다운사이클' 구간에 들어서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만약, 기준치에 1억원이라도 못 미치면 DS 특별경영성과급은 단 한 푼도 못 받게 된다.

노사는 평균 임금 인상률을 6.2%(기본 인상률 4.1%·성과 인상률 2.1%)로 결정했다. 이 인상분은 올해 3분 급여부터 소급 적용된다. 지난해 임금 인상률 5.1%에 비해 1.1% 높아졌다.

특히 노사는 이번 합의안에 '사내 주택대부 제도'를 포함했다. 삼성전자는 별도의 주택 대출 제도를 운영하지 않았던 만큼, 상당수 직원들이 이를 활용할 전망이다.

회사는 지원 금액 및 대상, 시행 시기 등 세부 내용을 정해 직원들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성장 조직까지 반영한 보상 체계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사업부별 보상 격차가 너무 커 앞으로 내부 갈등을 조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수원=뉴시스] 김금보 기자 =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시작일인 22일 점심시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앞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05.22. kg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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