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 1차 회의
노·사·정 위원 등 17명 구성…1년간 운영 예정
산업현장 AI 실태 분석…"제조업 도입률 3%"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소규모 기업이 인공지능(AI)을 도입할 경우 오히려 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22일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를 발족하고 제1차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위원회는 AI 확산에 따라 산업현장과 노동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위원회는 황덕순 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을 위원장으로 노동계 위원 3명, 경영계 위원 3명, 정부 위원 4명, 공익위원 6명 등 총 17명으로 구성되며 1년 동안 운영된다.
위원회는 구체적으로 ▲AI 도입 및 활용의 영향과 실태 ▲노사 상생 AI 활용 및 직무변화 대응 방안 ▲AI 데이터 수집·활용 수용성 제고방안 ▲AI 전환 지원체계 구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산업현장의 AI 도입 및 활용 실태를 확인하고, 현장방문과 전문가 논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행 노동법, 하나의 기업만 사용자로 전제…AI는 책임 소재 불명확"
이날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제를 맡은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해 경사노위에서 운영한 'AI과 노동 연구회'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권 교수는 AI의 생산성 향상 메커니즘과 제약 요인을 설명했다.
권 교수가 소개한 생산성 향상의 3대 메커니즘은 '자동화 및 비용 절감', '작업 보완성 효과', '새로운 작업 및 혁신 창출' 등이다.
반면 주요 제약 요인은 '보몰의 비용 질병'으로, 이는 특정 서비스업에서 생산성 향상이 거의 없음에도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제조업 등의 임금 수준을 따라가면서 서비스의 가격과 비용이 상승하는 현상이다.
아울러 권 교수는 AI 발전에 따라 영향을 받는 반복적·정형화 업무, 제조업 단순 반복 작업 등을 언급하며 "기술적으로 AI가 수행할 수 있다는 것과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대체는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AI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을지라도 윤리적 책임 등 사회적 합의와 수용성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대체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또한 현행 노동법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권 교수는 "지금의 노동법은 하나의 기업을 사용자로 전제하지만, 실제 AI 의사결정에는 앱 공급업체와 이를 사용한 기업이 모두 관여해 책임 귀속 주체가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한국 제조업 AI 도입률 3%…노동 대체보다 보완 지향"
이경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현장 AI 도입 실태를 설명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한국의 AI 도입률은 금융업 13%, 제조업 3%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7개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로, 해당 국가들의 AI 도입률은 금융업의 경우 42%, 제조업은 29%다.
7개국은 오스트리아, 캐나다,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영국, 미국 등이다.
이어 한국의 AI 활용 분야와 도입 동기를 설명한 이 선임연구위원은 "제조업 도입 동기 중 생산성이 75%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며 "이는 노동을 대체하기보다 보완을 지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규모 기업의 전산업 부문을 언급하며 "전산업에서 AI 도입은 경영 성과보다 고용 성과에 더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소규모 기업에서 AI를 도입하는 것이 오히려 인력 채용을 증가시킨다는 의미다.
해당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분석하지 않아 말하기는 어렵지만, 소규모 기업의 체계가 비효율적인 상황에서 AI가 도입될 경우 가비지(폐기물)가 생산된다"며 "소규모 기업에서는 AI를 관리하는 인력이 많지 않아 그 부분에 대한 채용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도입으로 인력 채용이 증가하는 동시에 필요도가 낮아진 인력의 자발적·이직도 늘어난다"며 "고용 유지를 위해서는 매출·생산 확대형 AI 활용 지원이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위원회는 발족 및 운영 취지를 소개하고 향후 일정과 의제 등을 공유했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산업과 노동, 노사관계의 질서가 함께 재편되는 전환기에 서 있다"며 "AI 전환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일자리 구조 변화와 제도적 대응이라는 과제를 동반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AI 시대의 새로운 기술과 노동분야의 일자리 구조 변화를 어떻게 함께 결정하고, 감당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에서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기술 발전과 노동이 조화를 이루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덕순 AI 노사상생 위원회 위원장은 "AI 기술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용할 것인지에 따라 일자리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며 "노사가 상생하는 방향으로 직무와 일자리의 변화에 대응하고 교육훈련을 위한 노사정의 실효성이 있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추상적인 찬반 논의에 머물지 않고 AI가 산업현장에서 어떻게 도입되고 활용되고 있는지, 노동자와 기업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어떤 제도적 보완방안이 필요한지 살펴보는 데서 출발하겠다"고 했다.
경사노위는 위원회에서 제시되는 발제·토론 의견과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AI 전환에 따른 산업·노동 변화 노사 대응방안과 지원체계 구축 방향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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