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반도체 대형주 '쌍끌이'
삼성그룹 시총 2200조 돌파
찬반투표·오버행·주주 반발 변수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8.51% 급등한 29만9500원에 마감하며 '30만전자'에 바짝 다가섰다. SK하이닉스도 11.17% 폭등한 194만원으로 장을 마쳐 '200만닉스' 안착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반도체 대형주를 쌍끌이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7644억원 어치 쓸어담았다. 기관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1조4030억원, 7649억원을 사들여 순매수 상위 종목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삼성전자 주가 급등으로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의 전체 시가총액 합산액도 사상 처음으로 220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삼성그룹 18개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 총합은 2205조8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시총이 1750조9604억 원을 기록, 그룹 전체 시총의 8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전기(89조9312억원), 삼성생명(71조원), 삼성물산(67조8671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64조5759억원) 등으로 시총 상위권을 형성했다.
그동안 주가를 전방위로 짓눌렀던 노사 갈등 리스크가 완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실적이라는 확실한 펀더멘탈에 기반한 '밸류에이션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증설 장기화와 HBM(고대역폭 메모리)발 범용 D램 공급 부족(숏티지)으로 하반기 영업이익이 상반기 대비 49.6% 대폭 성장하며 주가가 대폭 레벨업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와 국내 증권사들의 파격적인 목표주가 상향도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파업 악재가 소멸된 만큼 그간 리스크로 인해 억눌렸던 외국인·기관의 수급 유입 환경이 조성되면서 반도체 대장주들의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 삼성전자 목표가 59만원, SK하이닉스 400만원으로 파격 목표가를 제시했다. 노무라는 범용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력 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 원자력 등 인공지능(AI) 인프라가 향후 5년 동안 지속 가능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5만원으로 올리는 동시에,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380만원으로 두 배나 올렸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각각 48만원, 가장 높은 57만원으로 높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708조원, 367조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노사 관련 불확실성까지 완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밸류에이션 정상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매출액이 28.3%, 영업이익이 49.6%, 반도체 부문은 52%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는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기보다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파업이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최종 관문인 노조 찬반투표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 우려 등 변수가 남아있다.
오는 22~27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진행된다. 최근 높아진 실적 눈높이와 경쟁사 대비 보상안에 대한 불만으로 노조 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대 표결이 쏟아져 부결될 경우 봉합된 파업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특별성과급 지급을 위한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주가 부양 기대를 키우는 동시에 향후 매각 제한 해제 시점의 오버행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삼성전자가 지급해야 할 전체 성과급 규모가 약 31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자사주가 시장에 유통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이나 주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주들의 반발 기류도 거세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해 위법성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잠정합의안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는 이상 법률상 무효"라며 "주주권을 당장 행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회사가 임시 주총을 소집해야 한다. 임시 주총 요구를 회피할 경우 법적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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