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뉴시스] 배상현 기자 = "그동안 지켜보니 군수가 잘하더라. 검증된, 일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지."
"그래도 민주당 후보가 돼야지요… 예산도 많이 가져오고, 그래야 강진이 살아나지."
6·3 전국지방동시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오전 전남 강진군 강진읍의 대표 전통시장인 '강진오감통'에서 만난 군민들의 민심은 팽팽하게 갈렸다.
현직 군수의 공천 배제, 민주당 경선 파열음, 무소속 출마 강행, 네거티브 여론전 등으로 강진은 본선 시작 전부터 이미 과열 양상을 보인 터였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서도 오감통과 인근 강진버스여객터미널 부근에서는 민주당 차영수 후보와 무소속 강진원 후보 선거운동원들 간의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됐다.
강진군수 선거는 애초 '민주당 공천=당선' 공식이 통하는 지역으로 분류돼 싱거운 선거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징검다리 4선'에 도전하는 강 후보가 불법 당원 모집 의혹으로 '민주당원 권리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은 뒤 우여곡절 끝에 경선에서 배제되면서 결국 '민주당 대 무소속'의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현직 프리미엄'을 내세운 강 후보와 민주당의 '조직력'을 앞세운 차 후보가 뜨거운 한판승부를 펼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당이냐 인물이냐", "행정의 연속성이냐 새로운 리더십이냐"라는 선거 대결 구도도 명확하다.
강진버스여객터미널 앞에서 만난 50대 택시 기사는 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강 군수가 추진한 '반값 강진 관광'은 대통령까지 언급했고 육아수당은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지금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일 잘하고 검증된 사람을 써야 한다. 상대 후보는 행정 경력도 짧고 잘 모른다."
반면, 선거 출정식 현장에서 만난 50대 여성의 생각은 달랐다.
"고령화와 청년 유출이 심각했던 지난 10년간 강진은 뒤처졌다. 그동안 지역을 못 바꾼 사람이 다시 바꾸겠다고 하는 말은 군민 입장에서 믿기 어렵다. 중앙정부와 통하는 집권여당 후보가 강진 몫의 예산을 가져와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과 터미널에서 만난 상당수 주민은 "어느 군수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결정을 못 했다"거나 "그걸 지금 공개적으로 말해도 되느냐"라며 손사래를 쳤다. 두 후보 모두 군수와 도의원으로서 인지도가 높고 지역 주민들과 혈연·지연 등으로 얽혀 있어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좀 더 중립적일 수 있는 귀농인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시장통에서 만난 80대 노인은 낚시가 좋아 강진에 자주 들르다 10년 전 귀농했다고 한다. 그는 “군수가 인지도도 높고 일도 잘하지만, 이곳은 민주당세도 만만치 않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재차 지지 후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동안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다 보니 양측의 아킬레스건을 겨냥한 공방도 점입가경이었다. 이날 공식 선거운동 첫날 출정식에서는 전과 이력이나 성추행 의혹을 둘러싼 날 선 정면충돌까지는 없었지만,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치열하게 이어졌다.
먼저 오전 강진버스터미널 앞에서 출정식을 가진 강 후보는 진보당 광역의원 후보와 무소속 강진군의원 후보들이 자리를 함께한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밖에 없었던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렸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공천 실패에 대해 군민들이 심판하는 선거다. 지난 12일 강진 제2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호남지역 공천장 수여식에서 군민들이 분노한 이유는 민주당의 비민주적인 공천 과정과 부적격자 공천 결과 때문이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차 후보는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시대를 언급하며 무소속 후보의 한계를 지적하는 데 주력했다.
“무소속 외톨이 후보는 20조 원에 달하는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예산을 단 한 푼도 가져올 수 없다. 전남도의회 예결위원장으로서 12조 원이 넘는 전남 살림을 다뤄본 예산 전문가 차영수가 강진을 중앙과 연결하고, 통합 시대의 예산 흐름을 강진으로 끌어오겠다.”
출정식 직후 강 후보는 농사철 영농 현장으로, 차 후보는 인근 면 지역 표심 공략을 위해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다.
최근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강 후보가 앞서고 있는 가운데, 차 후보가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앞으로 남은 2주간의 선거 기간 동안 강 후보가 정당 간판 대신 '인물론'을 앞세워 현재의 격차를 유지하며 굳히기에 성공할지, 아니면 차 후보가 '미워도 다시 한번'을 호소하며 민주당의 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역전극을 펼칠지 지역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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