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아파트 관리비 없게…비리·부정 행위 처벌 수위 높인다

기사등록 2026/05/21 08:00:00 최종수정 2026/05/21 08:34:24

국토부 제도개선 방안…전국 19개 아파트서 57건 적발

회계감사 예외 삭제키로…비리 주택관리사 영구 퇴출

수의계약 대상 축소·입주자 사전 동의 등 입찰제 강화

[서울=뉴시스]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정부가 공동주택(아파트) 관리비 인상을 유발하는 비리 또는 부정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인다. 효율적 관리를 위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수의계약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입찰 제도도 강화한다.
 
국토교통부는 21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같은 공동주택 관리비 제도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9일까지 전국 16개 시·도 19개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관리비 부과·집행 현장조사 결과에 토대로 마련된 것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관리비 내역 또는 공사·용역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고, 항목에 맞지 않게 집행하며, 임의로 수의계약 하는 등 법령상 의무를 어겨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 등 처벌을 받은 사례가 19건에 달했다. 현장 지도·시정이 이뤄진 경우를 합하면 57건으로 늘어난다.

이런 부정 행위는 관리비 인상을 유발한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관리비 정보가 공개된 1만76단지의 지난 3월 관리비는 세대당 평균 22만4000원이 고지됐다. 전년 동월의 22만원 대비 2.1% 올라 물가상승률과 동일한 수준이나 국민이 체감하는 부담은 상당한 상황이다.

특히 이달 들어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냉방기기와 전기·수도 사용량이 늘어 관리비는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아 국토부 주택건설운영과장은 전날 가진 백브리핑에서 "공동주택 관리 영역은 사적 자치의 원칙이 상당히 강해 국토부가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는데다 제도도 촘촘히 마련돼 있어 제도 미비로 인한 관리비 전가와 담합 우려는 높지 않다"면서도 "개인 일탈로 인한 위반 행위는 경찰 수사를 통해서만 적발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어 그런 부분을 이번에 발굴·개선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주택관리법을 개정해 입주자대표회의·관리주체의 비리에 대한 법정 형량을 높이고 경제적 제재 기준을 강화한다.

장부를 작성하지 않거나 거짓 작성 시 현행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원 이하'에서 '징역 2년 또는 벌금 2000만원 이하'로, 장부 열람·교부 거부 시에는 '과태료 500만원 이하'에서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원 이하'로 각각 올린다.

관리비 내역 제공 의무를 위반했을 때에는 현재 '과태료 500만원 이하'에서 '과태료 1000만원 이하'로 상향한다.

관리주체의 포괄적 의무사항 중 관리비의 세대별 부과·징수 의무를 명시적으로 신설하고 이에 대한 과태료도 포괄적 의무위반에 대한 과태료 금액보다 높이기로 했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재산상 손해를 입히거나 금품수수와 같은 부당이득을 취한 주택관리사에 대해서는 기존 '자격정지'에서 '자격취소'로 강화해 시장에서 영구 퇴출시킨다.

회계감사 예외 조항도 삭제해 관리 비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로 했다. 의무관리 공동주택은 매년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나, 입주자 등의 서면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회계감사를 받지 않도록 허용해왔다.

아울러 공동주택 공사·용역에 대한 입찰제도는 더욱 까다로워진다.

수의계약 대상은 천재지변·안전사고와 같이 긴급하거나 특정 기술 필요한 경우 등으로만 한정한다. 보험·공산품 등 품목은 수의계약 대상에서 빼고, 이미 계약한 청소·경비 용역도 사업 수행실적 등을 감안해 수의계약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기술능력 제한경쟁입찰에 대해서는 공사·용역에 필요한 특허나 신기술을 입주자 등에게 사전동의를 받도록 요건을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제한경쟁입찰 시 과도하게 참가자격을 제한한 탓에 업체 간 입찰 담합이 발생하고 관리비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김 과장은 "제재 강화는 법 개정이 필요한 반면 입찰제 강화는 지침만 개정하면 돼 좀 더 빠르게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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