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소비자원, 온라인 쇼핑몰 4개사 점검
설 상품 할인 12.8% 눈속임…정가 올려 과장
정가 설명 추가·일반 할인율 표시 등 권고
"입점업체도 안내 따라 정확히 표기해야"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온라인 쇼핑몰들을 조사한 결과 시간제한 할인상품 20.2%는 행사 종료 후에도 가격이 같거나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행태에 정부는 온라인 광고 중 할인 정보 제공과 관련된 관행 바로잡기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원은 19일 온라인 쇼핑몰 4개사에 할인 전 기준가격인 정가를 필수 안내하도록 하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반 할인가와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적용되는 최대 할인가를 명확히 구분해 표시하도록 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2024년 총 거래액 기준 상위 온라인 쇼핑몰인 쿠팡·네이버·G마켓·11번가다.
소비자원은 이들 쇼핑몰에 입점해 판매되는 설 선물세트 상품 800개와 시간제한 할인상품 535개의 가격 할인광고 실태를 조사했다.
설 명절 할인행사를 진행한 설 선물세트 800개 상품을 대상으로 행사 전후 정가 변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 102개 상품이 할인 기간에 정가를 인상해 할인율을 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정가를 3만원에서 11만4000원으로 280% 올리고 할인율을 35%에서 84%로 표시한 상품이 있었다.
시간제한 할인행사에서도 소비자 오인 우려가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지난 1월 시간제한 할인을 진행한 상품 535개를 대상으로 당일과 1일·7일 후 가격 변동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상품 108개는 행사 종료 후에도 가격이 같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이 중 상품 96개는 할인행사 종료 다음 날에도 같은 가격이 유지됐고, 상품 12개는 가격이 하락했다.
할인행사 종료 7일 후 가격을 조사한 결과 상품 64개는 행사 가격과 동일했고, 상품 8개는 더 저렴하게 판매됐다.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는 정가·할인가·할인율 표시 관행도 확인됐다.
예를 들어 할인가가 정가와 같음에도 정가에 취소선을 그어 마치 가격이 인하된 것처럼 표시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 할인쿠폰 적용, 유료 멤버십 가입, 특정 제휴카드 결제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적용되는 최대 할인율만 표시해 누구든지 일반적으로 적용받는 혜택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었다.
쿠폰 할인 안내도 미흡했다.
쿠폰 유효기간은 할인에 있어 중요한 정보지만, G마켓만 쿠폰 발급 과정에서 유효기간·사용조건 등을 즉각 안내했다. 쿠팡과 네이버는 별도 메뉴를 통해 안내했고, 11번가는 상품 상세페이지 내 관련 안내가 없었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및 주요 온라인 쇼핑몰 4개사와 1·2차 사업자 간담회를 열었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우선 상품 상세페이지에 정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정가 유형과 개념에는 종전거래가격, 공식판매처 실제 판매가격, 시가 등이 포함된다.
판매자 상품등록 화면에도 정가 관련 설명과 함께 허위·과장 표기 시 법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경고문구를 추가하도록 했다. 판매자들이 객관적 근거가 있는 정가를 입력하도록 안내하기 위한 조치다.
또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반 할인가를 기준으로 할인율을 표시하도록 했다. 일정 요건이 필요한 조건부 할인가를 표시하는 경우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을 인접한 위치에 함께 명시하도록 했다.
할인쿠폰 발급 과정에서는 유효기간,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적용 여부, 1일 적용 가능 횟수 등 주요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가격 할인 광고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 강화와 입점업체 대상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 배포·교육도 권고했다.
온라인 쇼핑몰 4개사는 두 차례 간담회를 거쳐 가격할인 표시방식 개선 권고를 수용하고 이행계획을 제출했다.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법 위반 소지가 확인된 입점업체들에게 즉시 자진시정을 유도할 방침이다. 향후 동일·유사 행위를 반복할 경우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다.
공정위와 소비자원 관계자는 "주요 플랫폼들이 앞장서서 입점업체의 법 위반을 예방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는 만큼, 입점업체도 플랫폼의 안내에 따라 경각심을 가지고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정가·할인율을 정확히 표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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