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가계대출 3.5조 늘며 안정세… 은행권 주담대는 자체 대출 늘며 증가세 전환
금감원 점검서 '기업운전자금으로 규제지역 주택 매입' 등 용도외유용 편법 다수 적발
상반기 중 업권별 가이드라인 개정… 2차 적발시 대출 제한 최대 10년으로 페널티 강화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당국이 기업 운전자금 대출을 받아 규제지역 주택 구입 자금으로 유용한 '편법 대출' 사례를 상당수 적발했다. 당국은 올해 상반기 내 금융업권별 사업자대출 점검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우회 대출 차단에 고삐를 죌 방침이다.
◇가계대출 증가세 안정적이나…주담대 반등 '불씨' 여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7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지난달 가계대출 동향과 함께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3조5000억원 증가해 전월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전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5조5000억원 늘어 전월(3조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중 은행권 주담대(-200억원→2조7000억원)는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제2금융권(3조원→2조8000억원)은 증가폭이 다소 축소됐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감소폭(-200억 원→-8000억 원)이 커지면서 전월(5000억원) 대비 2조원 감소로 돌아섰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이 2조2000억원 늘어 전월(5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커졌다. 세부적으로는 은행 자체 주담대(-1조5000억원→1조3000억원)가 증가세로 전환된 반면, 정책성 대출(1조5000억원→1조4000억원)과 기타대출(5000억원→-6000억원)은 모두 줄었다.
◇ 사업자대출 꼼수 동원한 '상가주택 전입·규제지역 매입' 적발
이처럼 가계대출 수치는 안정적인 외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뒤로는 사업자 대출을 활용한 우회 대출 행위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3월 말부터 실시한 금융권 사업자대출 용도외 유용 현장 점검 결과, 불법 유용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개인사업자 A씨는 기업 운전자금 대출로 4억원을 받은 뒤 이중 3억9900만원을 규제지역에 있는 주택 구입 자금으로 유용했다. 부동산 임대업자 B씨는 임대 목적으로 사업자 대출을 받아 상가주택을 구입한 후, 기존 임차인이 퇴거하자 해당 공간에 본인이 직접 전입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금감원은 차주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들이 용도외 유용 방지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도 정조준할 방침이다. 대출 취급 시 자금 용도를 충분히 심사했는지, 대출 이후 사후관리를 철저히 했는지 등 금융사 업무처리의 적정성을 따져보고 내부통제 미흡 사항이 발견되면 즉각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현재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사업자 대출 우회 행위를 점검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은 취합이 끝나는 대로 최종 적발 건수를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불법 유용한 사업자 대출은 즉각 회수 조치된다. 아울러 신용정보원에 적발 정보가 등록되면 전 금융권에서 신규 사업자 대출 취급이 1년간(1차 적발) 또는 5년간(2차 적발) 금지된다.
특히 당국은 올해 상반기 중 금융업권별 점검 준칙을 개정해 대출 취급 금지 기간을 1차 적발 시 3년, 2차 적발 시 10년으로 대폭 늘리고 모든 신규 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강력한 페널티를 도입하기로 했다.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주재한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가계부채의 하향 안정화 추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대출 규제를 우회해 주택 구입에 활용하려는 유인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앞으로도 사업자 대출 용도 외 유용 등 부동산 관련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강력한 관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분기 동안 증가한 주택 거래량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은행권 자체 주담대가 증가세로 전환되는 등 잠재적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며 "신설된 은행권 주담대 별도 관리 목표 이행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주담대가 주택 시장을 자극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 확대 등 상환능력 중심의 여신관리체계 고도화를 지속하는 한편, 금감원과 함께 스트레스금리 적용 여부 및 규제비율 준수 현황 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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