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팬 모두 위험"…월드컵 앞두고 제기된 '열사병 주의보'

기사등록 2026/05/17 11:54:00
[캔자스시티=AP/뉴시스]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애로우헤드 스타디움'이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으로 브랜드 명칭을 변경해 단장하고 있다. 2026.05.13.
[서울=뉴시스]이지우 인턴 기자 = 2026 FIFA 월드컵 현장에서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열사병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디애슬레틱은 선수와 팬들이 열사병의 위험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세계기상특성연구(WWA)는 15일 월드컵 경기의 습구흑구온도(WBGT)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WBGT는 기온, 습도, 바람, 일사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열 스트레스를 나타낸 지표로, 열 관련 질환 예방에 활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드컵에서 열리는 104경기 중 26경기는 WGBT가 26도를 넘을 전망이다. 이 중 5경기는 28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크리스 멀링턴 박사는 "WBGT가 26도를 넘으면 경기력이 크게 저하된다. 28도를 넘을 경우 선수는 물론이고 팬들까지 심각한 열질환 위험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멀링턴 박사는 "열사병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고, 고령층이 특히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기후 위기에 가장 취약한 곳으로는 애틀랜타, 댈러스, 휴스턴 경기장이 언급됐다. 해당 경기장들은 지붕과 냉방 시스템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지만, 캔자스시티나 뉴욕 경기장 등은 시설이 부족해서 위험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해 FIFA 클럽 월드컵을 미국에서 진행했을 당시 폭염과 폭풍으로 6경기를 중단했었다. 당시 FIFA는 WGBT가 32도를 넘어야만 3분간 물을 마실 수 있는 '쿨링 브레이크'를 허용했는데, 온도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나왔다. 극한 기후 대응에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FIFA는 이번 대회에서 쿨링 브레이크를 의무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변화에도 불구하고 FIFA 정책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국제선수협회(FIFPro)는 WGBT가 28도를 넘으면 경기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FIFA 측은 경기 연기 기준이 되는 WBGT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멀링턴 박사는 "32도 기준은 너무 오래됐다. 다른 종목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보수적인 안전 기준을 채택했지만 FIFA는 아직 변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FIFA는 "개최국 정부와 의료 전문가, 긴급 대응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안전하고 기억에 남는 대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FIFA 측은 '단계별 폭염 대응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폭염 예보가 발령되면 경기장 내 그늘 공간이나 추가 급수 시설, 냉각 버스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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