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 추억' 안고 떠나는 한화 쿠싱 "나를 선택해 줘서 영광이었다"

기사등록 2026/05/16 07:00:00

지난달 4일 대체 선수로 한화 입단…15일 계약 만료

"한국에서 계속 뛴다면 페라자·강백호 상대하고파"

[수원=뉴시스] 문채현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잭 쿠싱이 1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5.15. dal@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문채현 기자 = 잭 쿠싱이 행복한 추억을 가득 안고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를 떠난다. 한화가 가장 위태롭던 시기에 합류해 팀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그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팀을 떠난다.

잭 쿠싱은 지난 1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 9회 등판해 1이닝 1실점을 기록, 팀의 승리를 지키며 한화에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비록 연속 안타와 함께 위기를 맞으며 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그는 자신의 고별전에서 세이브(1승 2패 4세이브)를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경기 후 쿠싱은 "스스로 제구가 좋다고 느꼈는데 상대 타자들이 잘 쳐서 솔직히 긴장이 좀 됐다"며 "야수들이 수비에서 잘 도와준 덕에 승리를 지켜낸 것 같다. 정말 고맙다"며 한화에서의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쿠싱은 3월31일 대전 KT전 3회 수비 도중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을 당한 오웬 화이트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지난달 4일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이날 그는 6주 계약을 마무리하며 한화에 안녕을 고했다.

쿠싱은 경기 승리 직후 그라운드에서 선수단과 단체 사진을 찍으며 마지막을 기념했고, 선수단은 우리 가족이었음을 잊지 말아달라는 의미에서 대전구장 라커 이름표를 명패로 만들어 쿠싱에게 전달했다.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잭 쿠싱이 1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26.05.15.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쿠싱은 "조금 슬프긴 하지만 이별의 날이 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6주 동안 한화에서 많이 즐거웠다. 한화가 나를 선택해 줘서 너무 큰 영광이었다"며 팀을 떠나는 소감을 전했다.

당초 한화는 선발 자원으로 쿠싱을 영입했으나, 팀 뒷문이 크게 흔들리자 그를 마무리로 기용했다.

그는 팀 사정에 맞춰 멀티 이닝도 마다하지 않는 투혼을 펼쳤다. 비록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지만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7회 등판해 9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그 덕에 마운드도 안정을 찾으며 한화는 9위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중위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었다.

쿠싱은 "(불펜 보직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최근 2년 동안 불펜으로 뛰었다. 루틴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며 미소 지었다.

아울러 그는 "팀원들도 그렇고 이곳에서 만난 모든 한국인들이 착하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삼성전에서도 내가 홈런을 맞으면서 경기를 졌지만 팀원들은 전혀 뭐라고 하지 않고 계속 응원해 줬다"고도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9회말 한화 쿠싱이 역투하고 있다. 2026.05.14. bluesoda@newsis.com

그의 헌신을 사령탑도 인정했다. 이날 김경문 한화 감독은 "팀이 어려울 때 와서 수고 많이 했다. 감사하다"며 "(KBO리그) 다른 팀에서 오퍼가 와서 또 기회가 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쿠싱 역시 "KBO리그 다른 팀에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해 보고 싶은 타자로는 요나단 페라자와 강백호를 꼽았다.

그러면서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뛸 때 페라자를 상대해 본 적 있는데 그때는 내가 이겼던 것 같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쿠싱과의 이별에 한화 선수단도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쿠싱에 따르면 한화 선수단은 전날(14일) 단체 사진을 찍고 서로 포옹하며 마지막을 아쉬워했다. 선수들은 쿠싱의 티셔츠에 다 함께 사인을 남겼다. 강백호는 특별히 사인 배트까지 선물했다.

쿠싱은 "모든 선수들이 그리울 것 같다"며 "한화는 연패를 할 때도 선수들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다시 이렇게 올라올 수 있었다"고 팀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6주 내내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준 한화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쿠싱은 "경기장 안에서도 밖에서도 항상 응원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이런 경험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처음이었다. 한국에 와서 최고의 팀원과 최고의 팬을 만나 정말 행복했다고 전하고 싶다"며 말을 마쳤다.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잭 쿠싱(가운데)이 1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를 마친 뒤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26.05.15.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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