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와 다른 길…'젊은 비즈니스맨' 공략 시작
언컨 슈트·스마트 슈트 CES까지 등장한 기술 혁신
14년 만의 리뉴얼…100년 헤리티지 브랜드 도약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1979년 탄생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로가디스(ROGATIS)가 올해로 론칭 47주년을 맞았다. 국내에 '기성복' 문화가 막 자리 잡기 시작하던 시기 등장한 로가디스는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한국 남성복 시장의 흐름을 이끌어온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한국 패션업계에서 특히 남성복 분야의 강자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1983년 론칭 이후 국내 남성복 시장 1위를 지켜온 갤럭시가 있다. 로가디스는 같은 회사 안에서 갤럭시의 뒤를 잇는 브랜드지만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층, 유통 전략에서 뚜렷한 차별화를 구축하며 독자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갤럭시와 다른 길…'젊은 비즈니스맨' 공략한 로가디스
로가디스는 유러피안 컨템포러리를 지향하는 도시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프리미엄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안하며 상대적으로 30~40대 젊은 고객 비중이 높다. 전국 핵심 상권의 가두점과 쇼핑몰, 백화점 등 복합 유통망을 운영하는 점도 백화점 중심 전략의 갤럭시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로가디스가 47년 동안 장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끊임없는 제품 혁신이 있다. 특히 1980년대부터 소비자 조사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국내 남성복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상품 개발에 반영한 점이 대표적이다.
◆언컨 슈트·스마트 슈트…47년 이어진 혁신 DNA
1999년 출시한 언컨 슈트(UNCON SUIT)는 당시 남성복 시장의 흐름을 바꾼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정장의 딱딱한 구조에서 벗어나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을 구현한 언컨스트럭션 슈트는 활동성을 중시하는 비즈니스맨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광고 전략에서도 소비자 분석은 빛을 발했다. 로가디스는 1990년대 후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0대 직장인이 옷을 구매할 때 배우자의 의견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 주목했고 당시 주부층 선호도가 높았던 배우 차인표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이는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보탰다.
2000년대 후반에는 여성 모델에게 남성 셔츠와 재킷을 입힌 광고를 선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슈트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남녀 소비자 모두를 겨냥한 전략이었다.
2013년 출시한 스마트 슈트(Smart Suit)는 로가디스 혁신의 정점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스트레치 소재를 적용해 활동성을 높였고 QR코드와 NFC 태그를 활용해 모바일 연동 기능까지 구현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를 기반으로 독일 IFA 2015와 미국 CES 2016에도 참가했다. 국내 패션 대기업이 기술 혁신의 상징인 IT 전시회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스마트 슈트는 이후 스마트 라인으로 진화했다. 로가디스는 신축성과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군을 지속 확대하며 변화하는 남성복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14년 만의 리뉴얼…100년 헤리티지 브랜드 도약
최근에는 2011년 이후 14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에도 나섰다. 로가디스는 지난해 3월 새로운 BI(Brand Identity)를 공개하며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멋(Accessible edge)'이라는 브랜드 비전을 제시했다. 신규 로고는 세계적 서체 디자이너 아드리안 프루티거의 폰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로가디스는 최근 국내 남성 패션 시장에서 '셋업' 스타일 대중화를 이끈 브랜드로도 평가받는다. 코로나19 이후 격식과 편안함의 경계에 있는 셋업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시장 확대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로가디스는 47년간 축적한 한국 남성 체형과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2079년에도 국내 남성복 트렌드를 선도하는 한국 최초의 100년 헤리티지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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