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百 일제히 역대 최대 매출
명동·강남에 몰린 외국인…슈퍼사이클 기대
K-콘텐츠 타고 외국인 매출 두 자릿수 급증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내수 부진 장기화로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백화점 업계가 모처럼 '슈퍼사이클' 기대감을 키우며 미소 지었다. 코로나19 이후 장기화된 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던 백화점 3사가 외국인 관광객 유입과 명품 소비 확대에 힘입어 연속 호실적을 이어갔다.
K-콘텐츠 열풍과 원화 약세 효과가 맞물리며 백화점 업계가 새로운 전성기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도 30~40%대 증가율을 보이며 수익성까지 개선됐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8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12억원으로 47.1% 늘었다.
회사 측은 본점과 잠실점 등 핵심 점포의 집객력을 강화한 데다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92% 증가하며 본업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명동 상권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은 K-패션과 K-푸드,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한 롯데타운 명동 전략을 강화하며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1분기 백화점 사업 매출은 2조257억원으로 13.0% 늘었고 영업이익은 1410억원으로 30.7%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정비와 트렌디한 팝업스토어 유치 등을 통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고객 매출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국인 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140% 증가했으며, 백화점 전체 외국인 매출 역시 2배 가까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연간 외국인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도 내놨다.
신세계는 최근 리뉴얼을 마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본점 더 헤리티지, 더 리저브, 디 에스테이트’ 등 럭셔리 콘텐츠 강화 전략이 외국인 수요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명품·패션 소비 확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올해 1분기 백화점 부문 순매출 6325억원, 영업이익 135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4%, 39.7%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현대백화점도 외국인 매출 증가를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더현대 서울의 1분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까지 182개국 관광객이 방문한 대표 쇼핑 명소로 자리 잡았으며 푸드·뷰티·팝업스토어 등 K-컬처 기반 체험형 콘텐츠가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 업계의 실적 반등은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화됐다.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회복된 데다, K-팝과 K-드라마, K-패션 등 한류 콘텐츠 인기가 글로벌 소비 수요를 자극하면서 명동과 강남 등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출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 등 K-콘텐츠 열풍과 함께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VIP 매출과 명품 매출이 동반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약세도 외국인 소비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관광객 입장에서는 한국 내 명품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면세·백화점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 단체 관광객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일본·동남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 관광객 비중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한류로 인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실제 쇼핑 소비로 이어지면서 백화점 업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 경기 자체는 여전히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외국인 관광객 소비와 명품 수요가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백화점 업계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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