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이란 무기 ‘제3국 우회’ 논의 정황…트럼프, 시진핑 압박할까

기사등록 2026/05/14 15:59:48

美당국 “中기업·이란, 무기 이전 논의 정황”

제3국 거쳐 원산지 숨기는 방안 검토

실제 선적·중국 정부 승인 여부는 불분명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2026.05.14.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중국 기업들이 이란에 무기를 판매하면서 출처를 숨기기 위해 제3국을 거치는 방안을 논의한 정황을 미국이 파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얼마나 강하게 제기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국 기업들과 이란 당국자들이 무기 이전 문제를 논의했다는 정보를 미국이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실제 무기가 얼마나 선적됐는지, 중국 당국이 어느 정도 승인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중동 분쟁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란 문제에서 중국이 “상대적으로 잘해왔다”고 평가한 바 있어 무기 이전 문제를 얼마나 강하게 압박할지는 불투명하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이란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면서 원산지를 감추기 위해 다른 나라를 거쳐 무기를 보내는 방안을 논의했다. 무기 우회 경로로 거론된 제3국 중 적어도 한 곳은 아프리카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보고를 받은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무기가 이미 제3국으로 보내졌는지를 놓고 판단은 엇갈린다. 다만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전장에서 미군이나 이스라엘군을 상대로 중국산 무기가 사용된 정황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앞서 지난달에도 미 정보기관들이 중국이 이란에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이른바 맨패즈(MANPADS)를 이전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맨패즈는 저공 비행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는 무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보도 이후 시 주석에게 이란으로 무기 이전을 허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편지를 썼고, 그는 본질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답장을 보냈다”고 말했다.

미 당국자들은 중국 정부가 이란 지원 시도를 공식 승인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기업과 이란 사이의 논의가 중국 정부의 인지 없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에 정보와 정찰위성 접근권을 제공해 중동 지역 미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 기타 무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센서·전압 변환기 등 이중용도 부품도 공급해왔다.

이중용도 부품은 민간 제조에도 쓰일 수 있어 완성 무기 판매보다 감시와 제재를 피하기 쉽다. 그러나 완성된 무기 판매는 차원이 다르며, 제3국을 거쳐 무기를 보내려는 계획은 중국이 이란에 대한 무기 이전을 비밀로 유지하려 했음을 보여준다고 NYT는 분석했다.

중국은 제재를 받는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이란 수출 원유의 약 80%를 사들이고 있다. 중국은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원유 흐름에도 크게 의존하고 있어 이란과의 관계를 관리할 유인이 있다.

다만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운송은 사실상 막혔고, 몇 주 전 성사된 휴전도 정상적인 해상 물류 흐름을 회복시키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다른 주요국보다 충격을 비교적 잘 견디고 있지만, 중동 분쟁은 중국의 수출 시장에도 압박을 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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