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발빼는 미국…유럽행 기갑여단 파병 취소

기사등록 2026/05/14 15:25:22

이동 중이던 병력·장비까지 회군

독일 이어 폴란드 순환배치 중단

[서울=뉴시스] 2월 2일 폴란드 남동부 제슈프-야시온카 공항 근처에서 패트리어트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제거하는 찰리 배터리, 제5대대, 제7방공포병연대 소속 군인들. 공식적으로 독일군에 임무를 인계하기 하루 전이다. 미사일은 독일 미에사우에 있는 육군 탄약고로 보내질 예정이다.(출처: 스타 앤 스트라이프) 2025.02.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 국방부가 유럽 순환배치를 앞두고 있던 미 육군 기갑여단의 파병을 전격 취소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유럽 주둔 미군 축소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이미 이동 준비에 들어간 병력과 장비까지 중단시키는 이례적 결정을 내렸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독일 주둔 미군 5000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폴란드 배치 예정이었던 미 육군 제1기병사단 제2기갑여단전투팀(BCT) 이른바 '블랙 잭' 여단의 순환배치를 취소했다. 해당 여단 일부 병력과 장비는 당시 이미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배치 취소 결정은 수요일 오전 미 유럽사령부(EUCOM)와 유럽·아프리카 육군 사령부 참모진 회의에서 전달됐다.

군 내부에서는 기존 감축 논의가 병력 순환 종료 후 자연 감축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계획을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추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미군 지휘부는 유럽 내 병력 재조정 방안을 검토하며 일부 감축 권고안을 제출한 상태였다. 그러나 진행 중인 순환배치를 도중에 취소하는 방안까지는 제안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텍사스 포트 후드에서는 해당 여단의 유럽 파병을 앞두고 기념행사까지 열렸다. 당시 제1기병사단장 토머스 펠티 소장은 "기갑여단전투팀의 전방 배치는 미국의 확고한 억지 의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올해 초 국가방위전략에서 유럽 동맹국들이 재래식 방어의 주된 책임을 맡고, 미국은 본토 방어와 인도·태평양 지역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유럽 내 군사적 존재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내 장거리 재래식 미사일 부대 배치 계획도 철회했으며, 지난해에는 루마니아 주둔 전투여단 철수 방침도 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종적으로 유럽 주둔 미군 규모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2022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특히 폴란드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폴란드는 러시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나토 동부전선 핵심 국가로 평가받아 왔다.

다만 폴란드 정부는 사태 진화에 나섰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조치는 폴란드와 직접 관련된 사안이 아니다"며 "기존에 발표된 유럽 내 미군 재배치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폴란드군의 빠른 현대화와 폴란드 내 미군 주둔은 여전히 나토 동부전선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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