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시장 완전 개방' 다가오자…종합건설 vs 전문건설 여론전

기사등록 2026/05/13 14:00:15 최종수정 2026/05/13 14:50:24

업역 규제 폐지 후 보호기간 올해말 일몰

"원칙대로 해야" VS "보호 범위 넓혀야"

건설업황 악화 배경…"수주 뒷받침돼야"

[서울=뉴시스] 대한전문건설협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28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회원사 탄원서 40만8391부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사진=전문건설협회 제공) 2026.04.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간 상호 시장 개방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두 업계가 장외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종합건설업계는 예정대로 업역 제한 규제가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전문건설업계는 한시적 조치였던 소규모 공사 입찰 제한 범위를 넓히고 시장을 분리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에 '종합건설업계 생존권 수호를 위한 탄원서' 69만8357부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대한전문건설협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지난달 28일 전문건설보호구간 영구 전환을 요구하는 회원사 탄원서 40만8391부를 국토부에 낸 바 있다.

각각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를 회원사로 둔 건협과 전건협이 국토부에 탄원서를 낸 배경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6년 도입된 건설업역 규제는 종합·전문 시공자격을 엄격히 제한해왔다. 이로 인해 발주를 따는 종합건설업체와 세부 공사를 맡는 전문건설업체간 하도급 구조가 고착화되고 건설업 생산성이 낮아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가 '건설 생산구조 혁신 로드맵'을 마련해 2018년 노사정 합의 후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을 개정,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종합·전문건설업간 업역 규제를 폐지했다. 소규모 복합 공사와 대형 단일 공사를 종합·전문건설업체가 자유롭게 수주하며 상호 경쟁을 하게 한 것이다.

마지막 남은 보호구간인 공사금액 4억3000만원 미만 전문공사에 대한 종합건설사업자 입찰 제한 조치도 올해 말로 일몰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전건협을 중심으로 보호구간을 넓히고, 적용 기간을 연장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건협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장홍수 대한건설협회 울산시회장은 "종합업계도 98%가 중소기업이고, 지난해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업체가 2600여개에 달한다. 보호기간 연장과 금액 확대는 영세 종합건설업계 생존권을 위협하는 조치"라며 "6년간 어려움을 감내해왔는데 또다시 보호조치를 연장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전문건설업계는 상호 시장 개방 이후 영세전문건설업체가 종합건설업체와 경쟁하면서 오히려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전건협은 탄원서를 통해 "제도 시행 이후 10억원 미만 공사가 99%인 전문건설 시장에 종합업체가 무차별적으로 집중 진출함에 따라 전문건설 시장이 종합건설업계에 잠식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는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문건설업 보호구간을 10억원으로 높이는 건산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부도 2021년 업역 규제 폐지 이후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간 상호 수주 현황을 파악하는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자잿값,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건설업황이 악화된 게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 폐업 신고는 1088건을 기록했다. 분기당 폐업 신고가 1000건을 넘긴 것은 2014년(1208건) 이후 12년만이다. 건설업 취업자수도 4월 기준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감소하며 8000명이 줄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와중에 중동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세까지 겹치며 종합·전문건설업을 막론하고 어려운 실정"이라며 "결국 공공이 나서 중소업체에 충분한 수주 기회를 주지 않는 한 업역간 갈등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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