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대만…“도마 보인다고 모두 생선회 되나"[미중정상회담 D-1]

기사등록 2026/05/13 11:32:10 최종수정 2026/05/13 13:02:24

안보 관계자 “대만, 협상 카드 아닌 없어서는 안될 존재되도록 노력해야”

트럼프 “시 주석과 대만 무기 판매 직접 논의 발언, 레이건 이래의 원칙 위배”

“이란 전쟁 수렁·중간 선거 등 발등 트럼프, 대만 협상 카드 가능”

[워싱턴=AP/뉴시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나서며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2026.05.13.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만에서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나 무역 협상 등 다른 현안에서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 대만을 ‘거래 칩’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믿었던 동맹국으로부터 배신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나타내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만 매체 풍전매는 12일 대만 국가안보 관계자는 대만이 협상 카드로 이용당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박하며 대만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국가안보 관계자들은 대만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대만의 무기 구매를 예로 들었다.

현실은 중국의 위협으로 대만과 중국이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에게 있어 제1도련선의 안보, 나아가 서태평양의 안정은 국가 이익에 있어 여전히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미국이 대만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여기고, 인도태평양 해상 수송로에서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풍전매는 이번 회담의 핵심은 미국의 ‘중국 리스크 관리’라는 것이다.

즉, 중국의 글로벌 덤핑이나 ‘홍색 공급망’ 등이 미국의 산업 기반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중국의 비평화적 팽창 위험에 대한 대처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안보 관계자들은 “도마가 보인다고 해서 자신이 생선회가 될 것이라고 단정짓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풍전매는 13일 별도의 논평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12일 백악관에서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과 직접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을 문제삼았다.

이는 1982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대만에 한 ‘6대 보장’ 이래 40여 년간 미·대만 관계의 초석을 흔드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가장 핵심은 “미국 정부는 대만에 무기를 판매할 때 중국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매체는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대만 무기 판매 여부를 논의하고 대만의 방위를 협상한다면 레이건 대통령의 정치적 약속은 무의미해진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2월에도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신중하게 처리해야하는 촉구를 듣고 에어포스원에서 “시 주석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월 트럼프 행정부가 시 주석과의 회담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130억 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추가로 판매한다면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쇠고기, 콩)과 보잉 항공기 등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중재 실패, 이란 전쟁 수렁, 상호관세에 대한 대법원의 무효 판결 등 난관속에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미중 관계 관리가 표심 확보의 관건이 상황이다.

매체는 트럼프의 눈에 대만은 미국의 반도체를 훔쳐가는 도둑이자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존재로 여겨진다며 시 주석과의 대만 무기 판매 논의는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야당인 국민당의 뉴쉬팅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과 무기 판매 논의 발언은 대만의 중대한 국가 안보 불확실성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대만과 미국간 암묵적인 이해관계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이제는 논의되고 심지어 깨질 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베이시 단장대 전략학과 린잉위 부교수는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문제 언급은 미국의 6대 보장 위반 여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린 부교수는 “미국도 나름의 계산을 하고 있다고 중국에 전달할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양측이 서로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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