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승용차 시장이 4월에 내수 부진과 수출 호조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 대내 승용차 판매는 7개월 연속 감소한 반면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수출은 급증했다.
경제통, 신랑재경, 중국망, 재신쾌보(財訊快報)는 11일 중국승용차시장신식연석회(CPCA) 최신 통계를 인용해 4월 중국 국내 승용차 판매 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1.6% 급감한 140만2000대에 그쳤다고 전했다.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국내 시장의 과열 경쟁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출은 강한 증가세를 보였다.
추이둥수(崔東樹) CPCA 비서장은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국내에서 휘발유 차량 판매가 예상에 못 미쳤고 PHEV 수요도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EV(57만9000대)와 PHEV(19만2000대) 등 신에너지차(NEV) 판매 비중은 전체의 60.6%를 차지했지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8% 줄었다. NEV 판매 감소는 4개월 연속이다.
반면 EV(23만2000대)와 PHEV(16만2000대) 등 NEV 수출은 40만600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1.8% 급증했다. 전체 승용차 수출(77만6000대) 증가율 80.2%를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으로 일어난 전쟁 이래 국제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내수 침체와 수출 호조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내냉외열(內冷外熱)'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比亞迪·BYD)의 전체 판매는 4월 전년 대비 감소해 8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해외 판매는 강세를 이어갔다.
비야디는 전체 승용차 판매가 15.5% 줄어든 32만1100대에 머물렀으나 해외 판매는 71% 급증했다.
국유 상하이차(上海汽車集團 SAIC)은 판매량 32만8000대로 1위를 유지했지만 작년 같은 달보다 12.66% 감소했다. 폭스바겐·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 사업 부진 영향이 컸다.
체리자동차(奇瑞汽車 Chery)는 수출이 102.4% 급증한데 힘입어 전체 판매가 25.2% 증가했다.
지리자동차(吉利汽車 Geely)는 내외수 승용차 판매 증가율이 0.4%에 그쳤지만 수출은 245% 급증했다.
신흥 전기차 업체 가운데 링파오 자동차(零跑汽車 ·Leapmotor)는 4월 인도량이 73.9% 급증한 7만1400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신차 출시 경쟁이 과열되면서 소비자들이 추가 가격 인하를 기대하며 구매를 미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판매 감소 폭이 시장 예상보다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중동 정세 악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도 중국 자동차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15만 위안(약 3252만원) 이하 저가 차량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 대형화·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 SUV와 첨단 기능을 탑재한 중고가 차량 비중을 늘리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다만 중국 토종 브랜드가 주도하는 고급 EV·PHEV 시장 성장만으로는 전체 판매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추이 사무총장은 입문형 차량 판매 부진이 업계 회복을 가로막는 핵심 병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경차와 유사한 초소형 차량 규격을 중국에도 도입해 노년층과 농촌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저가 차량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규제가 정비된 저비용 차량 구간을 신설하면 잠재 수요를 끌어내 입문형 차량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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