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사는 건 특권"…20세 딸에 '동거 계약서' 내민 美 부모

기사등록 2026/05/11 09:35:09
[서울=뉴시스] 성인이 돼 독립하지 않은 자녀에게 월세와 휴대전화 요금 등을 부담하도록 한 '동거 계약서'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성인이 돼 독립하지 않은 자녀에게 월세와 휴대전화 요금 등을 부담하도록 한 '동거 계약서'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조카가 집에 계속 살려면 계약서에 서명하라는 말을 들었다. 내가 과민반응 하는 거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20세 조카가 어머니와 새아버지로부터 "집에 계속 살고 싶다면 계약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전했다. 조카는 "계약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서명을 거부했지만, 부모 측은 "서명하지 않으면 집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된 계약서에는 "이 집에 사는 것은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라는 문구와 함께 매달 월세 200달러(약 29만원), 휴대전화 요금 100달러(약 14만원)를 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한 내 요금을 내지 못할 경우 추가 비용이 부과되거나 와이파이 등이 중단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또한 현재 아르바이트 중이더라도 정규직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구해야 하며, 식기세척기 정리와 반려견 배변 처리, 쓰레기 분리수거, 욕실 청소 등 집안일을 자매와 분담해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됐다.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하루 5달러(약 7000원)의 '청소비'를 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A씨는 "조카는 ADHD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또래보다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상태"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압박이 아니라 지지와 방향 제시"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방식은 조카를 성장시키기보다 위축시키고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조카의 어머니는 "돈을 모으지 않고 배달 음식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책임감을 배우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부모는 운전면허가 없는 조카를 위해 우버를 이용해 출퇴근을 시켜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연을 접한 대다수의 누리꾼은 부모 측 입장에 공감했다. 누리꾼들은 "어떤 나이든 이런 생활 방식을 배우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다", "이게 불합리하다면 직접 거처를 제공해 주면 된다", "월 200달러면 꿈같은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결국 착한 룸메이트가 되라는 게 전부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4년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징'에 따르면 2020년 기준 25~34세 청년 가운데 부모와 동거하는 '캥거루족' 비율은 66.0%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62.8%)보다 3.2%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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