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친기업은 반노동' 낡은 이분법 깰 때…상생으로 진짜 성장"(종합)

기사등록 2026/05/01 11:40:07

靑에서 '사상 최초' 노동절 기념식…양대노총 공동행사도 처음

李, 일터 안전·노동기본권·노사 상생 강조…"노동·기업 선순환"

"생산성 향상만을 위해 노동자 일방적 희생 강요 안 돼"

김동명 "AI대전환, 노동권 보장 필요"…양경수 "노란봉투법 강제해야"

손경식 "경제 재도약 위해 노사 동반자 돼야…노동시장 선진화 필요"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0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절인 1일 "노동 존중 사회와 기업 하기 좋은 나라는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며 "노동과 기업이 함께 가는 상생의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친노동은 반기업, 친기업은 반노동이라는 낡은 이분법을 깰 때 우리는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노사가 서로 존중하며 대화할 수 있는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노동과 기업, 공정과 혁신,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진짜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술 발전에 따라 기계와 인공지능이 인간 노동의 대부분을 대체하게 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면서도 "생산성 향상만을 위해 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대다수인 노동자의 미래가 없는 성장은 진짜 성장이라고 할 수 없다"며 "노동자는 일터에서 생산으로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일터 밖에서 소비자로서 경제발전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경제의 주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피할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라 하더라도 함께 사는 상생의 길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길"이라며 "정부는 대전환의 과정에서 일하는 국민 한 분 한 분이 더 안전하고, 더 공정하며, 더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각별히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소년공' 출신인 이 대통령은 63년 만에 '노동절'이란 명칭이 회복된 데 대해 각별히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소년 노동자였고 지금도 그 노동자의 이름이 자랑스럽다"며 "그래서 ‘근로자의 날’이 아니라 ‘노동절’이라는 제 이름을 찾은 오늘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년공 출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으로 노동자 여러분의 목소리에 화답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시장과 관련해 산업 재해 근절과 모든 노동자 노동 기본권 보장 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일터의 안전만큼은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며 "안전을 지키는 것은 비용이나 선택이 아닌, 국가와 기업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책무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했다.

또 모든 노동자가 노동기본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까지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정한 대우를 받고 보호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살피겠다"고 했다.

이날 노동절 행사를 두고는 "노·사·정과 시민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오랜 시간 준비한 행사"라며 "이뿐 아니라 이 자리에 노동계와 경영계가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존중과 상생을 위한 그간의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서로의 생각이 늘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차이를 이유로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며 노사 간 대화와 상생을 재차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감색 정장에 에메랄드 하늘색과 아이보리색이 섞인 넥타이를 착용했다. 행사장은 에메랄드 그린색으로 꾸며졌다. 청와대는 "생명을 나타내는 에메랄드그린으로 노동의 생명력을 표현했다"며 "대통령도 노동절 기념식 행사장과 톤을 맞췄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 대통령,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01. bjko@newsis.com


이날 기념식에는 노사정 주요 인사와 다양한 직종·세대의 노동자 등 120여명이 초청됐다. 청와대가 노동절 기념식을 개최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노동절 행사를 함께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노동 존중 실현이라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에 노동계가 화합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이날 노동시간 단축, 5인 미만 사업장과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 기본권 보장, 하청 노동자가 원청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한 개정노조법(노란봉투법)의 안착 등을 요구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절은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권 보장을 위한 국제적 투쟁의 상징"이라며 "노동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AI라는 거대한 문명의 전환 시기에 기술의 진보가 모든 이에게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노동권 보장 역시 맞춰야 한다"며 "노동을 하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을 누리고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 교육·주거·의료 등에 대한 걱정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 속도에 비하면 노동에 대한 존중은 더딘 것 같다"며 "노동자들의 노동 기본권을 법과 제도로 보장하고 노조가 단결해서 자본의 공세에 저항할 수 있도록 힘을 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노란봉투법과 관련 "430여 개의 원청에 교섭을 요청했지만 교섭에 응하는 곳은 40여 곳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정부가 먼저 모범적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민간이 그에 따를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했다.

경영계를 대표해서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축사에 나섰다. 손 회장은 "불확실한 통상 환경과 중동 분쟁이 겹치면서 기업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또 AI 전환에 따른 산업 재편, 저출산과 인구구조 변화 등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사가 함께 힘을 모으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며 "경영계는 끊임없는 혁신과 투자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노동계 역시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발맞춰 생산성 향상에 동참하고, 협력적 노사 문화 정착에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를 향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규제 개선과 노동시장 선진화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 대통령,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01. bjk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