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물류 부담 확대 속 aT, 22일 휴스턴 지사 개소
수출 135억불 돌파·올해도 증가…'NEXT K푸드' 가동
"위기 속 성장 축"…내륙시장+차세대 품목 동시 공략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K푸드 수출이 미국 내륙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다만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물류 불안 등 대외 변수도 동시에 커지면서, 수출 확대와 비용 부담이 맞물리는 ‘양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aT는 오는 22일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신규 지사를 개소한다. 휴스턴 지사는 미국 남부 9개 주를 비롯해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까지 관할하는 권역 거점으로, 현지 유통망 확대와 수출 상담, 마케팅 지원 기능을 맡는다.
이번 지사 신설은 단순한 해외 거점 확대를 넘어 K푸드 수출 전략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 그동안 뉴욕·로스앤젤레스(LA) 등 연안 중심에 머물렀던 구조에서 벗어나 남부와 내륙, 나아가 중남미까지 확장하는 '권역형 수출 전략'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텍사스는 인구 3100만명 규모로 히스패닉 비중이 약 40%에 달하는 등 K푸드 소비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최근 아시아계 인구 증가와 함께 식품 소비 저변이 확대되고 있어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치로도 흐름은 뚜렷하다. 미국 내 K푸드 소비는 서부 36.1%, 동부 24.7%에 이어 남부도 27.2%를 차지하는 등 이미 상당한 비중을 형성하고 있다. 남부 시장을 직접 겨냥한 거점 구축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수출 지표도 견조하다. 지난해 K푸드 수출은 135억 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푸드+(농식품+농산업) 수출액은 3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미국은 약 23억 달러 규모로 여전히 최대 시장이다.
홍문표 aT 사장은 "텍사스는 미국 내 가장 넓은 주로, 3000만명이 넘는 인구가 분포되어 있으며 K-푸드 주요 소비층이 집중돼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aT 휴스턴 지사가 미국 내 K-푸드 열풍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거점이 되어 수출 식품 영토 확장에 힘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거점 확대에 더해 수출 품목 경쟁력 강화에도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글로벌 NEXT K푸드 프로젝트'를 통해 수출기업 145개사를 선정하고 컨소시엄 형태로 묶어 맞춤형 지원을 추진 중이다. 유통망을 갖춘 기업과 제품 경쟁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결합해 '수출 패키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컨소시엄당 최대 5억원까지 지원된다.
특히 국가별 소비 특성에 맞춘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우리술과 외식 연계 마케팅을 확대하고, 아세안 지역은 할랄 인증 제품과 떡볶이 등 K분식을 중심으로 공략한다. 중남미는 푸드트럭 등 현지 유통 채널을 활용하고, 일본·중국은 기능성 식품 중심으로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제2의 라면 만들기'로 평가한다. 라면에 이어 글로벌 히트 상품을 추가로 육성해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떡볶이·김치·우리술·냉동 간편식 등이 유력 품목으로 거론된다.
물론 부담 요인도 적지 않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K푸드 수출에도 비용 부담이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식품 수출은 냉장·냉동 물류 비중이 높은 만큼 운송비 상승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해상 운임과 항공 물류비는 유가 흐름과 밀접하게 연동된다. 특히 김치, 신선농산물, 냉동 간편식 등은 저온 유통이 필수여서 일반 공산품보다 물류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포장재와 비료 등 원자재 가격까지 유가 영향을 받으면서 생산비 부담도 동반 상승하는 상황이다.
환율 변수도 부담을 키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단가를 끌어올려 기업 수익성을 압박하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K푸드 수출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K푸드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구조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한인 중심 소비에서 벗어나 현지 주류 시장으로 수요층이 확대되면서 가격 상승에도 일정 수준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글로벌 NEXT K푸드 프로젝트'와 aT 해외 거점 확대 등 수출 기반을 넓히는 정책을 병행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정 품목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을 다변화하면서 외부 충격을 분산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K푸드 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해외 거점 확대와 품목 육성을 병행해 수출 기반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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