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기록 정보공개
1심 승소…2심 "대통령기록물 해당" 패소
대법, 파기환송…"절차 적법한지 심리해야"
파기환송심, 항소 기각…1심 원고승 유지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청와대 문서 목록이 대통령지정기록물에 해당해 공개할 수 없다는 기존 판결이 뒤집혔다. 해당 문서가 대통령지정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서울고법 행정10-3부(부장판사 원종찬·오현규·박혜선)는 10일 송기호 변호사(현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가 대통령기록관을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
'세월호 7시간' 문서 비공개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실은 2017년 5월 박 전 대통령 관련 대통령기록물을 이관하면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생산된 기록들을 비롯한 다수의 기록물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했다.
대통령지정기록물에 대한 지정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상태여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신 권한을 행사해 논란이 됐다.
송 변호사는 대통령기록관에 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 활동과 관련해 대통령비서실, 경호실, 국가안보실에서 작성된 문건 목록에 대해 정보 공개를 청구했지만 대통령기록물은 비공개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송 변호사는 2017년 6월 "황 권한대행이 박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의 세월호 7시간 문서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봉인한 것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되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거나 관할 고등법원 영장 발부, 대통령기록관장 사전 승인 등이 없으면 최장 15년간(사생활 관련은 최장 30년간) 문서를 열람할 수 없다.
앞서 1심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볼 만한 사유가 있어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해 송 변호사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대통령이 아무런 제한 없이 임의로 대통령기록물을 선정해 보호기간을 지정할 수 있는 건 아니며, 지정기록물의 요건을 갖춘 기록물에 한정해 보호기간 지정행위를 할 수 있다"며 "해당 문건이 정보공개법에 따른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했다.
2심은 해당 문서 목록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고, 대통령기록물법이 정한 공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심 결과를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공개를 구하고 있는 이 사건 정보는 보호기간을 정해 국가기록원에 이관된 '대통령지정기록물'임을 전제로 하고 있고, 대통령기록물법이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자료는 없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된 기록물에 한해서는 대통령기록물법에서 정한 방법 및 절차에 따르지 않고서는 열람, 사본제작 및 자료제출이 허용되지 않고, 다른 법률에 따른 자료 제출의 요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대법원은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되고 보호기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적법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법원에서 효력 유무를 다툴 수 있다고 판단해 서울고법으로 해당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대통령지정기록물 보호기간 제도의 취지에 비춰 보호기간 설정행위는 최대한 존중해 효력이 사후에 함부로 부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대통령기록물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해야만 비로소 적법하게 효력을 갖게 되는 것이므로, 효력 유무에 대한 사법심사가 대통령기록물법에 의해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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