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영 대신 여기 왔어요"…1100평 '창고형 약국' 가보니

기사등록 2026/04/12 10:01:00 최종수정 2026/04/12 10:10:23

"대량매입으로 가격은 낮추고 원치 않는 약 권유 없어"

"경쟁상대는 다른 대형약국…K-메디슨 알릴 장소될 것"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청량리 아트포레스트지하 1층에 새롭게 문을 연 창고형 약국 '르 메디'를 찾은 고객들이 약사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있다. (사진=르 메디 제공) 2026.04.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올리브영도 좋지만 이곳은 의약품까지 함께 구매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합니다. 특히 동일 성분의 여러 약을 비교할 수 있고, 약사들에게 설명도 부담없이 청할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청량리 아트포레스트지하 1층에 새롭게 문을 연 창고형 약국 '르 메디'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방문 소감을 묻자 "약사들이 여럿 있지만 원치 않는 약을 권유하는 경우가 없어 마음이 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르 메디는 '건강은 더하고 가격은 낮춘다'는 콘셉트를 적용한 창고형 약국이다. 청량리 아트포레스트에 들어선 뷰티·웰니스 복합쇼핑몰 MBB 내에 문을 열었다. MBB는 메디슨(Medicine), 뷰티(Beauty), 바디(Body)의 앞 글자를 딴 이름이다.

르 메디는 최근 급성장하는 창고형 약국의 장점인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매장을 약국·뷰티·건강기능식품·전문펫샵 등으로 구분해 구성한 MBB에 입점했다. 이는 일부 창고형 약국에서 동일한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중복 진열해 매장 규모에 비해 상품 구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청량리 아트포레스트지하 1층에 새롭게 문을 연 창고형 약국 '르 메디'를 방문한 고객들이 판매 중인 의약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르 메디 제공) 2026.04.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3636㎡(약 1100평) 규모의 매장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만난 이천수 르 메디 대표약사는 "지난주 오픈 이후 첫 주말에 많은 고객이 방문했다"며 "이번 주말에는 더 많은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청량리역은 1호선,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 경춘선, KTX가 지나는 교통 요지"라며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기차로 접근하기 편리하다"고 말했다. 최근 창고형 약국들이 대형마트나 전자상가 공실 위주로 입점하는 것과 달리, 르 메디가 신축 건물에 자리 잡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천수 대표약사는 "청량리역은 어디서든 찾아오기 쉬운 입지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비용 부담이 큰) 신축 건물이지만 과감히 입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르 메디는 고객들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다양한 의약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르 메디측은 "약 5000여 종 이상의 일반의약품을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급의약품에 대해서는 이천수 대표약사를 비롯한 11명의 약사가 복약지도를 제공한다. 르 메디는 부족함없는 복약지도를 위해 약사를 계속 충원하고 있다. 이날 이천수 약사는 "오늘 오후에도 채용 면접을 진행했다"라고 귀띔했다.

가격 경쟁력도 강점이다. 의약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입고 단가를 낮춘 덕분이다. 이는 입고가 이하 판매를 금지한 약사법을 준수하면서도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청량리 아트포레스트지하 1층에 새롭게 문을 연 창고형 약국 '르메디'에서 고객들이 의약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르 메디 제공) 2026.04.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일각에서는 최근 늘어나는 창고형 약국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대형 매장을 앞세워 동네약국 중심의 기존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천수 르 메디 대표약사는 "동네약국과 창고형 약국은 각각의 역할이 있다"며 "백화점, 중소형 마트, 전통시장이 공존하고, 필요별로 선택 받는 것처럼 약국 역시 다양한 형태로 나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종로5가 일대 중대형 약국들이 맡아온 저가 의약품 공급 역할이 창고형 약국으로 확산된 것"이라며 "우리의 경쟁 상대는 동네약국이 아닌, 다른 창고형 약국이나 종로5가의 중대형 약국들"이라고 말했다.

이천수 대표약사는 르 메디를 통해 K-뷰티, K-푸드에 이어 K-메디슨을 세계에 알린다는 구상이다. 르 메디는 경동시장, 서울약령시장, 서울한방진흥센터 등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와 도보 이동이 가능한 이점을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해당 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자연스럽게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약사는 "이미 다수의 외국인 전문 여행사로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K-뷰티와 K-푸드에 이어 K-메디슨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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