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중동 불확실성 확대…금리 동결하고 파급영향 점검"

기사등록 2026/04/10 12:34:04 최종수정 2026/04/10 13:34:23

한국은행, 7회 연속 기준금리 2.5%로 동결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04.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충격으로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커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7회 연속 동결로,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사태로 물가의 상방압력과 성장의 하방압력이 동시에 확대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도 크게 높아졌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파급 영향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물가는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월 2.0%에서 2.2%로 높아졌다. 근원물가는 2.3%에서 2.2%로 낮아졌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상승했다.

이 총재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크게 확대되고, 물가 상승률은 2%대 중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2.2%)를 상당폭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외환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 전쟁과 달러 강세, 외국인 주식 순매도 영향으로 150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하락했다. 국고채 금리는 상승 후 하락했고, 주가도 큰 폭 등락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금리 동결 배경으로 "공급충격이 일시적일 경우 금리 조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장기화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될 경우에는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중동 상황이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의 차이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당시에는 수요 회복이 강한 상황에서 전쟁 충격이 물가를 크게 자극해 금리 인상이 필요했다"며 "이번에는 물가뿐 아니라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두 변수 간 상충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레벨(수준)보다 달러인덱스 등 거시적인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환율 수준 자체보다 달러 인덱스 대비 움직임을 함께 봐야 한다"며 "환율 변동성에 대한 대응은 기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달러 인덱스와의 괴리,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환율 상승 배경으로는 대외 불확실성과 자금 흐름을 지목했다. 이 총재는 "현재 환율 상승은 중동 사태와 외국인 자금 흐름 영향이 크다"며 "중동 상황이 안정될 경우 그간 빠르게 상승한 환율이 빠르게 되돌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개입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란 사태 이전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개입이 없었다면 환율 수준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며 "당시 개입은 적절했다고 판단한다. 다만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개입은 일시적 조정 수단일 뿐 장기적으로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은의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이번 결정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정책을 유보한 것이 아니라, 중동 전쟁의 전개와 파급 영향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추가 정보와 경제지표를 보면서 정책 방향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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