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요일’에 피격 실종, 부활절에 구출…“하나님은 위대”
전쟁 초기 “그리스도 이름으로 승리 기도” 했다가 교황 등 반박
팔뚝에 십자군 전쟁 당시 구호 문신으로 새겨져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6일 이란에서 격추돼 실종된 F-15E 전투기의 조종사 한 명을 구출한 작전을 두고 그리스도의 부활에 비유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실종됐다가 36시간 만에 구조된 조종사가 겪은 시련과 성경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비교했다.
그는 F-15E 전투기가 “3일 그것도 성금요일에 격추됐다”고 언급했다. 성금요일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성스러운 날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그 조종사는 이란 상공에서 비행기에서 탈출한 후 4일 내내 동굴이나 바위 틈에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예수가 묻힌 바위를 깎아 만든 무덤을 연상시킨다고 NYT는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조종사가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에 구조되었다며 “부활절 일요일 해가 뜰 무렵 이란에서 탈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종사는 새롭게 태어났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온 나라가 기뻐하고 있다. 하나님은 위대하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비행기가 격추된 후 F-15E 전투기의 무기 시스템 담당(WSO) 장교였던 조종사가 구조대원들에게 보낸 구조 메시지도 “하나님은 선하시다(God is Good)”였다고 말했다.
그는 “고립되고 위험한 그 순간, 신앙과 투지가 빛을 발했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 전쟁 초기 미국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중동에서의 승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교황 레오 14세와 기독교 지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에 신의 정당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미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교황인 레오 14세는 거듭 전쟁 종식을 촉구하며 기독교를 전쟁 정당화에 이용하는 것을 비판했다. 교황은 최근 강론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길과는 전혀 다른 지배욕에 의해 왜곡됐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기독교 전사들이 중동의 중요 종교 유적지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무슬림과 싸웠던 피비린내 나는 중세 전쟁인 십자군 전쟁을 종종 숭배해 왔다고 NYT는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의 오른쪽 팔뚝에 라틴어 문구 ‘Deus vult(신의 뜻이다)’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그는 이를 십자군 전쟁 당시의 전투 구호라고 설명한다.
2020년에 출간된 그의 저서 ‘미국의 십자군’에서 헤그세스는 십자군 전쟁을 ‘피비린내 나는 형언할 수 없는 비극으로 가득 찬 전쟁’이라고 묘사하면서도 기독교 유럽을 이슬람의 침략으로부터 구했기 때문에 정당했다고 주장한다고 NYT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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