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경제' 고수 日다카이치, 수요억제 거리두기…與, 절약론 압박

기사등록 2026/04/07 11:46:40 최종수정 2026/04/07 13:24:25

다카이치 ,경제 우선 속 에너지 수요 억제 압박

호르무즈 장기화에 일본 정치권 '절약론' 부상

[도쿄=AP/뉴시스] 지난달 8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인터뷰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모습. 2026.04.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여당 내에서 휘발유 절약 호소 등 '수요 억제'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경제를 최우선으로 내세워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비축유 방출과 대체 조달을 통해 통상적인 경제 활동을 유지하려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급 핍박 우려가 커질 수 있어 대응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 소속 아다치 마사시(阿達雅志) 참의원 의원은 전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장기화는 이제 피할 수 없다. 위기감을 갖고 대응해 달라"며 정부가 '에너지 절약'과 '수요 억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핵심 간부인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국민 대상 에너지 절약 요청 가능성과 관련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는다. 국민에게 절약을 요청하는 일도 앞으로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정부의 휘발유 가격 보조 정책이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보조금을 통해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을 리터당 170엔 정도로 억제하겠다며 "평소와 같은 페이스로 주유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자민당 내부에서는 이런 대책이 오히려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이란 정세를 논의한 자민당 합동회의에서는 "공급 불안이 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낮춰 수요를 늘리는 것은 최악의 정책"이라는 불만이 참석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고노 다로 전 외무상도 같은 달 25일 공개된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보조금은 그만두고 이제는 슬슬 절약해 달라고 정부가 말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도쿄=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1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뒤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26.03.31. photo@newsis.com

반면 다카이치 총리는 수요 억제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시정방침연설에서 내세운 '강한 경제' 실현을 위해 소비와 기업 활동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는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정권 간부는 요미우리에 "정부가 섣불리 떠들면 1970년대 오일쇼크와 같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사재기 등 패닉을 막을 필요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의료와 교통 등 현장에서는 이미 공급 불안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다카이치 총리메시지도 점차 장기전을 염두에 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중요 물자 확보를 위해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을 중심으로 한 범정부 대응 태스크포스(TF)도 가동 중이다.

이에 정부 내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같은 행동 제한 조치는 현 단계에서 불필요하다는 견해가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료 절약과 과잉 포장 자제 요청, 휘발유 보조 재검토 등이 거론된다.

한편 일본 정부는 원유 수입량의 90%를 차지해 온 중동산을 대신할 조달처 확보와 함께, 이란의 봉쇄로 통행이 막힌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수송 루트 개척도 서두르고 있다.

원유는 아랍에미리트(UAE) 북동부 항만과 사우디아라비아 서쪽 홍해를 지나는 해상 수송 루트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4월 중 대체 조달분 원유가 일본에 도착하기 시작해 5월에는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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