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2심 '일부 유죄' 징역형 집행유예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상고심 사건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로 재배당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6일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사건을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에서 2부에 재배당했다.
2부에는 주심 엄상필(사법연수원 23기) 대법관 외에도 오경미(25기)·권영준(25기)·박영재(22기) 대법관이 함께 속해있다.
재배당 사유는 근무 인연으로 인한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장 재임 시절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사건 등 재판 개입과 '물의야기' 법관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 등 47개 혐의로 2019년 2월 기소됐다.
1심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기소 이후 약 5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사법 행정권자인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재판에 개입할 직무상 권한이 없으므로 이를 남용했다는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 같은 범행에 공모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일부 재판 개입에 대한 정황을 인정하면서도 양 전 대법원장 등과의 공모 관계가 성립되지 않아 직권남용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2심은 지난 1월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적용된 혐의 중 2개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박 전 대법관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고 전 대법관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2심은 재판 개입은 사법행정권자의 직무 권한이 아니므로 '직권을 남용한 것'이 될 수 없다는 1심과 달리, "사법행정권의 외양을 빌려 재판의 독립을 침해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기존 논리를 뒤집었다.
일부 하급심 재판에 개입한 혐의와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소속 의원들이 의원직 상실 여부를 다투는 사건 등 일부 재판에 개입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측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검찰도 "직권남용 법리에 대한 대법원의 통일된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세 사람에 대해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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