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결정 15일 만에 법원 결정
法 "당헌·당규 위반…합리성 잃어"
[서울=뉴시스]신유림 이태성 기자 = 김영환 충북지사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공천 배제(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법원에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김 지사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공천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31일 인용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김 지사를 충북지사 선거에서 배제한 결정의 효력이 일단 정지됐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정당의 공천 과정은 고도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영역임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결정이 정당 스스로 정한 당헌·당규를 명백히 위반해 객관적 합리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하자'를 핵심 근거로 들었다. 국민의힘 당규 제11조는 공천 신청 공고를 3일 이상 하고, 접수 기간은 공고 만료일 다음 날부터 기산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관위는 지난 16일 추가 모집 공고를 낸 뒤 바로 다음 날인 17일 오후 6시까지 접수를 마감해 당규를 위반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러한 규정은 누구나 균등한 정치 참여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을 명시한 것"이라며 "이를 임의로 축소하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격심사에 따른 결과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채 이미 적법하게 접수와 심사를 마친 후보자를 배제하고 추가 공모를 진행한 것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공천 배제로 인해 신청인은 선거에 출마할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며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6일 김 지사를 컷오프 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현역 광역단체장이 컷오프된 것은 김 지사가 처음이다.
김 지사는 이튿날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컷오프 사유가 국민의힘 당헌상 컷오프 도입 근거 관계가 없고 공천 부적격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지난 23일 열린 법정 심문에서는 김 지사 측은 국민의힘 공관위가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기준으로 김 지사 컷오프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대리인은 "국민의힘 공관위는 공천을 배제한 그 어떤 사유도 설명하고 있지 않다"며 "당의 재량, 시대정신, 세대교체 같은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기준을 새롭게 적용해 사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김수민 후보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출마 여부를 타진한 정황을 언급하며 "위원장이 특정인을 위해서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공천 신청을 유도했다.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된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공천 후보 결정 과정에서의 정당 자율성을 강조하며 공천 배제는 여러 여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대리인은 "당헌 99조를 보면 예비심사 컷오프 제도가 있고, 당규 15조와 7조를 보면, 공관위가 후보자를 압축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며 합당한 절차를 통해 컷오프 절차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관위에서 이런 규정에 따라 지역실사, 여론조사 등을 거쳐 선거 경쟁력 강화, 정치 쇄신 등을 고려해 공천배제를 결정한 것"이라며 "특히 김 지사가 뇌물죄로 경찰 구속영장 신청 상황까지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법원에서는 주호영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공천배제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도 진행됐다. 법원은 이르면 이번주께 주 의원이 신청한 사건의 결론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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