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인 추방취소 등 재판소원 48건 추가 각하…심판회부 없어

기사등록 2026/03/31 18:17:00 최종수정 2026/03/31 20:26:24

헌법재판소, 두 번째 사전심사까지 누적 74건 각하

1호 청구 '시리아인 강제퇴거 취소', 청구기간 넘겨

기본권 침해 등 청구사유에도 해당 안 된다고 판단

전원재판부 심판 회부 사건은 아직 없어…신중 검토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헌법재판소는 31일 지정재판부 사전심사를 거친 재판소원 48건을 추가로 '각하'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를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6.03.31. ks@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법원 확정 판결의 기본권 침해 문제를 다투는 재판소원의 두 번째 사전심사 결과에서도 본안에 회부된 사건이 나오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31일 지정재판부 사전심사를 거친 재판소원 48건을 추가로 '각하' 결정했다고 밝혔다.

각하는 헌재법에 정해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전원재판부 심판에 회부하지 않고 종결하는 결정이다.

사유별로 살피면 ▲기본권 침해 등 청구사유에 해당하지 않음 34건 ▲청구기간(30일) 도과 11건 ▲기타 청구 부적법 7건 ▲보충성 흠결 1건 등 순이었다.

이날 오전 0시(자정)까지 접수됐던 재판소원 사건은 누적 256건으로, 지난 24일자로 각하된 26건을 포함해 현재까지 누적 74건이 각하로 종결됐다. 사전심사 문턱을 넘은 '1호 심판회부'는 나오지 않았다.

재판소원 시행 직후 10분 만에 접수됐던 '1호 청구'였던 이른바 '시리아인 강제퇴거명령 취소 사건'은 청구기간 도과 및 청구사유 문제로 각하됐다.

이 사건의 청구인은 시리아 국적의 '인도적 체류자(G-1-6)' 지위를 보유했던 외국인 난민 A씨로, 대리인인 공익법센터 어필이 접수했다.

A씨는 장기간 내전이 지속됐던 시리아에서 피난을 온 뒤 10여년 동안 체류하다가 국내에서 행정법규 위반을 이유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을 받았다.

A씨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당국 명령의 위법성을 다퉜지만,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돼 강제 추방됐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심판 청구 안내문이 놓여 있다. 2026.03.31. jhope@newsis.com
다만 이 사건은 A씨가 취소를 구하는 확정 판결이 지난 1월 8일 선고된 만큼, 헌재법상 재판소원을 청구해야 하는 기간인 30일이 이미 지난 상태였다.

공익법센터 어필은 난민 신분인 A씨에게 청구기간 30일의 규제를 아무런 예외 없이 적용하는 것은 평등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다퉜다.

그러나 헌재는 "A씨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청구기간 도과에 있어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 측은 당국이 그를 추방할 국가(송환국)로 '박해 및 고문을 받을 수 있는 국가 제외, 본인 송환국 미지정, 집행 단계에서 결정 예정'이라는 식으로 명령서에 적은 점을 문제 삼았다. 안전하지 않은 제3국으로의 송환이 가능한 만큼 위법한데, 법원이 이를 고려하지 않아 판결해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는 논지였다.

이를 두고 헌재는 "실질적으로 보면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사실인정 또는 증거의 평가, 법률의 포섭·적용의 당부를 다투는 것이거나 재판 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A씨 측은 재판소원 시행일 전 재판이 확정된 자들을 위한 구제조치 미비 문제도 다퉜지만, 헌재는 "청구기간과 관련한 평등원칙 위반 여부는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물리쳤다.

헌재는 자신이나 배우자의 부모를 폭행한 경우 일반 폭행죄보다 2배 이상 무겁게 처벌하도록 한 형법의 존속폭행죄(260조 2항 등)가 위헌 소지가 있다며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재판소원 청구도 이날 각하했다.

헌재는 "피청구인(각 재판부)들이 형법 260조 2항의 위헌성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재판에 적용하거나 위헌적 해석을 해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사정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청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이라고 판시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재판소원 제도 관련 안내문이 놓여 있다. 2026.03.31. jhope@newsis.com
헌재는 이처럼 단순한 재판 불복이나 사실심의 사실관계 문제를 다투는 재판소원 사건 다수를 '기본권 침해 등 청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헌재는 ▲유죄 판결이 위법수집증거에 기초했다며 관련 결정을 문제 삼는 주장 ▲손해배상 기각 판결이 자의적인 증거판단에 의해 사실인정을 했다고 주장 ▲상대방이 사실과 다른 상고이유서를 내 실체적 진실이 왜곡됐다는 주장 등을 각하했다고 밝혔다.

또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을 문제 삼은 주장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문제라는 주장 ▲소멸시효 항변에 관하여 이유를 설시하지 않음으로써 재판 받을 권리 및 알 권리를 침해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아울러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를 하지 않은 판결을 취소해 달라(2026헌마796)는 재판소원은 보충성 흠결을 이유로 각하했다. 보충성 원칙은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았다면 재판소원 등 헌법소원심판을 낼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나아가 같은 재판소원을 중복해 청구한 사건(2026헌마835)도 '기타 부적법'을 이유로 각하 결정했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한 기본권 침해 문제를 다투는 헌법소원심판이다. 다른 헌법소원심판 사건과 마찬가지로, 사건이 접수되면 재판관 9명 중 3명으로 구성되는 지정재판부 3곳 중 1곳에 배당돼 청구가 적법한지 여부를 살피는 사전심사를 받는다.

보충성 원칙을 비롯한 사전심사 요건은 헌재법에 명시돼 있다. 확정 판결일로부터 30일이 지나기 전 청구해야 한다는 기간의 제한 조건도 그 중 하나다.

법원의 재판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했는지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했는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 침해가 명백한지도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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