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343만원' 애플 입문용 5종, '307만원'으로 뚝…물가 감안 시 체감가 더 저렴
맥북 네오·아이폰 17e 90만원대 공략… 자체 칩 내재화 앞세운 ‘가두리 전략’ 본격화
◆2016년 343.7만원 vs 2026년 307.7만원…가격 뒤집어진 10년의 역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 팬들 사이에서는 '애플 저가형 제품 합계 - 2016 vs 2026'이라는 이미지가 퍼지며 애플의 보급형 라인업이 과거보다 더 저렴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6년 당시 애플의 보급형 제품군으로 소위 '풀세트'를 구성하려면 약 341만원이 필요했던 반면, 2026년 현재는 305만원이면 5종 제품을 모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미지 속 가격은 일부 오차가 있긴 하지만, 실제로 2026년 현재의 애플 보급형 기기 세트가 10년 전보다 저렴해진 것은 사실이다.
10년 전 보급형 제품 5종을 모두 구매하려면 343만7000원이 필요했다. 2016년 입문용 노트북이었던 맥북 에어 13인치 모델(2015년 출시)이 125만원, 아이폰 7(32GB)이 86만9000원이었으며, 여기에 아이패드 에어2(2014년 출시, 76만원), 애플워치 시리즈1(33만9000원), 그리고 2016년 최초 출시됐던 에어팟 1세대(21만9000원)를 더한 수치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6년 현재 동일한 카테고리의 최신 보급형 제품들로 구성한 총합은 약 307만70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달 초 출시되며 시장의 화제를 모은 각 99만원의 '맥북 네오'와 보급형 '아이폰 17e'가 핵심이다. 여기에 아이패드 A16 모델(2025년 출시, 52만9000원), 에어팟 4세대 기본형(2024년 출시, 19만9000원), 애플워치 SE3(2025년 출시, 36만9000원)를 조합하면 10년 전보다 약 36만원 저렴하게 애플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2016년 당시 59만원에 출시됐던 '아이폰 SE(1세대)'를 언급하며 당시가 더 저렴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폰 SE로 아이폰7을 대체한다 해도 10년 전 풀세트의 가격은 315만8000원으로 여전히 2026년 제품의 가격이 더 유리하다. 10년 전 보급형 아이패드를 2017년 43만원부터 시작하는 아이패드 5세대로 대체한다면 310만7000원이 돼 그나마 비슷한 값이 된다.
하지만 제품의 '표준 규격'과 '실질 가치'를 따져봤을 때 2026년 현재의 보급형 라인업이 더 압도적인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우선 비교 대상인 아이폰 17e는 6.1인치 대화면과 최신 폼팩터를 갖춘 모델로, 4인치 구형 디자인을 재활용했던 1세대 SE보다는 당시 메인 라인업이었던 아이폰7과 기기 체급이 비슷한 수준이다. 아이패드 5세대와 아이패드 A16의 성능 차이도 마찬가지다.
결정적인 차이는 '화폐 가치'와 '스펙'에 있다. 지난 10년간의 누적 물가 상승률은 약 20~25%로 추정되는데, 이를 고려하면 2016년의 300만원은 현재 가치로 360만~375만원 수준이 된다. 또한 2016년 보급형 모델의 저장용량이 단 16~32GB에 불과했던 반면, 2026년 아이폰 17e와 맥북 네오는 기본 256GB부터 시작한다. 기가바이트(GB)당 단가와 성능을 고려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하락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가격 역전의 비밀, '애플 실리콘'과 '공급망 통제'…보급형 기기로 애플 생태계 끌어들인다
애플이 이처럼 공격적인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는 '수직 계열화의 완성'이 꼽힌다. 과거 인텔 등 외부 업체로부터 핵심 칩셋을 구매하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자체 설계한 '애플 실리콘'을 전 라인업에 탑재하며 원가 통제력을 극대화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맥북 네오의 경우 자체 칩셋 공정 효율화를 통해 10년 전 인텔 기반 맥북 에어보다 26만원 저렴한 99만원이라는 가격을 실현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등은 애플이 설계부터 제조 공급망까지 직접 관리하면서 부품가 상승 압박 속에서도 보급형 모델의 마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기존 상위 모델의 검증된 디자인과 부품을 재사용하는 '폼팩터 재활용' 전략도 한몫했다. 아이폰 17e나 애플워치 SE는 R&D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고도화된 대량 생산 체계를 통해 제조 단가를 낮췄다. 과거에는 고가였던 SSD나 무선 통신 모듈이 현재는 범용 기술이 된 점도 가격 효율을 높인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애플이 보급형 라인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하드웨어 판매 이상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단순히 기기 한 대를 더 파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더 많은 사용자를 '애플 생태계'라는 가두리 양식장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기기 판매 수익보다 아이클라우드, 애플 뮤직 등 서비스 부문의 매출 증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저렴한 가격으로 맥북 네오나 아이폰 17e를 구매해 생태계에 발을 들인 사용자는 향후 기기 교체 시에도 애플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지속적인 서비스 구독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결국 애플의 '거꾸로 가는 시간'은 치밀하게 계산된 시장 확장 전략의 결과물이다. 프리미엄 이미지는 최상위 '프로' 라인업으로 유지하되, 보급형 라인업으로는 생태계의 저변을 넓히는 이원화 전략이 2026년 애플의 새로운 생존 방정식이 되고 있다. 애플이 높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해나가는 만큼 향후 보급형 시장의 경쟁이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