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 송치', 2020년 28명→작년 182명
8~10호 처분 증가…중범죄 소년 많아졌다
정부, 73년 만에 촉법소년 연령 하향 검토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정부가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수용되는 촉법소년이 최근 수년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비행을 넘어 범죄의 강도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처벌 강화 등 제도 개편의 필요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의원실이 경찰청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의 소년부 송치 건수는 ▲2021년 1만1677명 ▲2022년 1만6345명 ▲2023년 1만9653명 ▲2024년 2만814명 ▲2025년 2만1095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중범죄에 해당하는 소년원 송치 처분(8~10호)은 같은 기간 ▲2021년 28명 ▲2022년 50명 ▲2023년 152명 ▲2024년 250명 ▲2025년 182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기준 2021년보다 약 9배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들어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4년 전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행 소년법에 따르면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 처벌 대신 소년부에 송치돼 보호처분을 받는다. 보호처분은 범죄의 경중에 따라 1호부터 10호까지 나뉜다. 가장 가벼운 처분은 1호(보호자 감호 위탁)나 2호(수강 명령)이며, 8~10호는 사회와 격리돼 소년원으로 송치되는 가장 무거운 처분에 속한다.
소년원 송치는 보호처분 중에서도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가장 강력한 조치로, 폭력·강도·성범죄 등 중대한 범죄에 해당할 때 내려진다. 법원이 상대적으로 보호 중심 판단을 하는 경향을 고려하면, 이같은 증가세는 단순 일탈이 아닌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의 얼굴을 연필로 찔러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가해 학생이 촉법소년이어서 형사처벌 대신 가정법원으로 송치했다.
올해 초 경기 광주에서는 중학생이 다른 사람 명의를 도용해 "학교 정수기에 독을 탔다"는 테러 협박 글을 게시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이 역시 촉법소년에 해당해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됐다.
이처럼 범죄의 질적 악화가 심화되자 정부는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현행 만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지시하며 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형사책임 최저연령은 한국보다 낮은 편이다. 영국은 만 10세, 네덜란드·아일랜드·캐나다·벨기에는 만 12세로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연령 하향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국제 기준에 비춰봐도 한국의 촉법소년 상한 연령은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국제사회에서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유엔(UN) 아동권리위원회는 2019년 한국 정부에 대해 형사책임 최저 연령을 14세로 유지하고, 14세 미만 아동을 범죄자로 취급하거나 구금하지 말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정부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제도 개편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성평등가족부는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가동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 연령과 성별, 지역 등을 고려해 약 200명 규모의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고 숙의를 진행한 뒤 다음 달 말까지는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대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형사미성년자 연령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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