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칭 안내문 배포 정황
사원증 착용 등 조직적 의혹
주주 오인 유도 위임장 확보
자본시장법·업무방해 혐의
고려아연은 회사 측을 사칭해 주주들을 속이고 의결권 위임장을 수집한 정황이 있는 직원 3명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아울러 공모 가능성이 있는 관계자와 조직적 범행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9일 같은 혐의로 관련 업체 직원들을 1차 고소한 바 있다.
이후에도 유사 행위가 이어졌다는 주주 제보가 나오면서 추가 고소에 나섰다.
피고소인들은 의결권 위임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 명칭이 기재된 안내문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서에는 정기 주주총회 개최 사실 등이 포함돼 있어 현 경영진이 발송한 공식 문서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 일부 피고소인은 통화나 대면 과정에서 자신을 고려아연 직원처럼 소개하거나 실제 사원증을 착용한 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고려아연 측이라는 취지의 허위 답변을 했다는 제보도 있었다고 고려아연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주주들이 피고소인을 회사 관계자로 인식하고 MBK·영풍 측을 지지하는 의결권 위임장에 서명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해당 행위가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 제154조는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할 때 중요사항을 명확히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2년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또 형법상 업무방해죄도 적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는 상대방의 착오를 유도해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행위를 포함하며, 실제 피해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사법부 판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 같은 행위는 주주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침해하는 중대한 불법 행위"라며 "문제 제기 이후에도 반복되는 만큼 강제수사를 포함한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총회 이후에도 관련 불법 행위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MBK·영풍 측은 과거에도 유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24년 정기 주주총회 당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들이 '고려아연' 사명과 '최대주주 영풍'이 함께 적힌 명함을 배포해 주주 혼선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별도로 고려아연은 MBK·영풍 측 인사들을 상대로 영업비밀 누설 및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한 형사 대응도 진행 중이다.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 관련 내부 자료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는 주장이다.
반면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들은 "회사 사칭, 사원증 도용, 주주 기망 등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의결권 자문기관과 대리인들은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있고 모든 권유 활동은 명확한 표시와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MBK·영풍 연합 대리인' 표기와 '고려아연 주주총회' 표시는 실무상 필수적인 사항"이라며 "일부 확인되지 않은 제보를 근거로 형사 고소를 반복하며 과도한 표현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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