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아들 “아버지 임기 2년 빨리 끝나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기를”

기사등록 2026/03/22 16:39:59 최종수정 2026/03/22 16:48:24

아들 유세프 텔레그램에 올린 일기에서 신변 불안 토로

“공직자 생명 보호가 국가 최우선 과제, 표적 살해 방지는 명예의 문제”

“표적 살해 못 막으면 전쟁에서 질 것” 우려도 나타내

[서울=뉴시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아들 유세프 페제시키안.(출처: 유세프 페제시키안 텔레그램) 2026.03.2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이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아들이자 대통령 고문인 유세프 페제시키안(44세)은 자신의 텔레그램에 전쟁 속 생활과 심경을 담을 글을 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전했다.

물리학 박사이자 대학교수인 유세프는 미국·이스라엘과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적인 생각과 정치적인 의견을 뒤섞은 내용을 매일 일기에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 일기는 전쟁이 격렬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정치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전쟁의 여파를 어떻게 느끼는 지를 엿볼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고위층에 대한 표적 공격에 대해 드러나지 않은 공포들도 담겨 있다는 것이다.

전쟁 발발 6일째인 3월 5일 일기는 “일부 정치인들이 공황 상태에 빠진 것 같다. 국민은 전문가들과 정치 지도자들보다 훨씬 강하고 회복력이 뛰어나다. 진정한 패배는 우리가 패배감을 느낄 때 비로소 찾아온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고 썼다.

그는 자신과 두 형제자매는 아버지의 남은 임기 2년이 빨리 끝나 모두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썼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024년 7월 취임했다.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포함해 고위층이 잇따라 살해되고 있다.

유세프는 일기에 공직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며 표적 살해를 막는 것은 “이제는 명예의 문제”라고 적었다.

페제시키안은 전쟁 첫 주 정부 관리들과의 회의에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서 전쟁 전략에 대한 의견 차이가 불거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가장 심각한 의견 차이는 ‘얼마나 오랫동안 싸워야 하는가?’라는 점이다”라고 썼다.

영원히? 이스라엘이 파괴되고 미국이 후퇴할 때까지? 이란이 완전히 붕괴되고 우리가 항복할 때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페제시키안은 친구나 지인뿐 아니라 낯선 사람들로부터도 메시지를 받는데 “항복하고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주라”는 내용도 있었다. 그는 그러한 주장을 무지하고 망상에 불과한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란의 보복 공격이 역효과를 낳을까 우려했다.

“우리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우방국의 미군 기지를 공격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슬프다”며 “그들이 우리의 상황을 이해할지 모르겠다”고 올렸다.

그는 아버지가 7일 이란의 아랍 국가들에 대한 공습에 사과하고 공습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강력하게 옹호했다.

그러나 보수파와 군 지휘관들은 이 사과에 격렬하게 반발했고 대통령의 공습 중단 약속은 몇 시간 만에 철회됐다.

유세프는 “이웃에게 사과하는 것은 법적 의무가 아니라 윤리적 의무”라고 썼다. 아랍 국가 사람들은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페제시키안은 알리 라리자니 최고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의 사망 소식에 대해 “전혀 믿고 싶지 않았다. 적에게 또 한 번의 암살 기회를 허용해서는 안됐다”고 썼다.

분석가들은 이란의 통치 체제가 중첩된 제도들로 이루어진 탄력적인 생태계로 진화해 최고위 지도부를 제거했다고 해서 체제가 붕괴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유세프는 일기에서 표적 살해를 중단시키지 않으면 전쟁에서 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한 번은 특정 주소로 오라는 정체불명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함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공황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보안 담당자에게 확인해 본 결과 친구들이 라마단 금식을 깨는 저녁 식사(이프타르)에 함께하자는 초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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