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속 가스전·정유시설 잇단 타격
브렌트 110달러 돌파, 두바이유 11% 상승
JP모건 "하루 1200만 배럴 차질"…수요 감소 불가피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이 페르시아만 일대의 석유·가스 핵심 인프라를 직접 타격하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 위기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란 에너지 산업의 핵심인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을 타격하자 이란이 즉각 보복 공습에 나섰다.
이란은 카타르의 라스라판 정유시설을 비롯해 걸프 국가 전역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전면적인 보복을 단행했다.
양측의 전쟁이 3주째 이어지는 동안 이미 여러 에너지 시설이 공격 대상이 됐지만, 이번 핵심 인프라가 직접 타격을 받으며 석유·가스 시설을 둘러싼 보복 공방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초기부터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이에 국제 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이날 국제 기준 유가인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4% 상승해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6% 급등했다. 아시아 시장의 기준 유가인 두바이유는 전날 기준 11.05% 오른 136.42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 중동 에너지 시설 '전면전' 양상…하루 1200만 배럴 공급 중단 위기
이번 이스라엘의 가스전 공격은 미국과 사전 협의 하에 이뤄진 것으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압박하기 위해 공격을 용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의 정유시설과 석유화학 설비, 가스전이 모두 "정당한 공격 대상"이 됐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일부 시설에서는 예방 차원의 대피 조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이 단순한 해협 봉쇄를 넘어 에너지 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거스미디어의 마틴 시니어는 "시설 피해 복구 기간이 전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에너지 시장에 새로운 수준의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이라크로 향하는 가스 공급은 중단됐으며, 튀르키예로의 공급 역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JP모건은 이번 주 말까지 하루 약 12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 세계 하루 수요의 10%를 웃도는 수준이다.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애널리스트는 "이미 하루 약 7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부족이 발생한 상황에서 시장 균형을 맞추려면 소비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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