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건민 인턴 기자 = 어머니와 오랫동안 교제해 온 남성이 모친 사망 이후 사실혼 관계를 주장하며 재산분할을 요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사실혼 성립 요건과 이에 따른 재산분할 기준이 궁금하다는 사연자 A씨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A씨는 "저희 어머니는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됐다. 어린 삼남매를 키워야 했기에 밤낮없이 식당 일에만 매달리셨다"고 운을 뗐다.
그는 "다행히 어머니의 식당은 유명 칼럼과 만화에 소개될 만큼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며 "분점까지 운영하게 될 정도로 규모가 커졌고 저희 삼남매 역시 장성해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에게는 9년 넘게 교제해 온 남자가 있었다"며 "두 분은 가끔 여행을 다니거나 서로의 집에 오가면서 지냈고, 저희 남매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세상을 떠났고, 장례식을 치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남성으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한다. 남성은 A씨의 어머니와 서로 여보라고 부르고 부부처럼 동거했다며 사실혼 관계를 주장하고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A씨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기에 매우 당황스러웠다"며 "제가 알기로 어머니는 재혼 생각이 없으셨다. 1~2년 전쯤 그 남자가 어머니께 결혼하자고 하면서 아파트 공동명의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어머니가 단칼에 거절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양측 자녀들 간 교류 역시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가족이 이를 무시하려 하자 며칠 뒤 법원에서 소장이 도착했다. 알고 보니 해당 남성은 어머니가 사망하기 며칠 전 이미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A씨는 "돈 때문에 어머니를 만난 건가 싶어서 분노가 치밀었다"며 "교제하는 동안 데이트 비용도, 여행 경비도 대부분 어머니가 부담하셨고 몇 년 전에는 그에게 부동산까지 사주셨다고 한다. 그런데 그걸로 부족해서 재산을 나누자니. 이런 도둑이 또 있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오래 교제했다고 해서 사실혼이 되는 것인지, 어머니가 이미 돌아가신 상황에서 저희가 소송을 대신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며 "어머니가 그 남자에게 사준 부동산이나 금전들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지도 알고 싶다"고 물었다.
법무법인 신세계로 김미루 변호사는 "오래 교제하고 모친이 남자친구 주거지에 종종 방문하여 며칠씩 지내거나 서로 가족 모임에 참석하기도 한 것 같으나 오랜 기간 동안 서로 간의 결혼식이나 혼인신고를 준비했다고 할 만한 사정이 없고 오히려 남자친구가 결혼 이야기를 꺼내자 이를 모친이 거부했다"며 "따라서 모친과 남자친구분 사이가 사실혼으로 인정되기는 힘들어 보이고, 이를 전제로 한 재산분할 주장 역시 인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모친이 사망하신 후에 소장을 받으셨다 하더라도 사망 전에 소송이 제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사연자가 모친의 상속인으로 소송수계를 받기 때문에 소송에 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생전에 어머니가 지출한 데이트 비용이나 여행, 선물 등은 돌려받기 어렵지만 사망 1년 이내에 큰 금액이나 부동산을 증여해 상속인의 유류분이 침해됐다면 유류분 반환 청구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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