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긴장에 국제유가 상승…IEA 비축유 방출에도 불안 지속
선물옵션 동시만기·중동 리스크 겹쳐…증권가 "업종 차별화 장세 전망"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미국 뉴욕증시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약세 흐름을 보인 가운데 12일 국내 증시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네 마녀의 날)을 앞두고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간밤 뉴욕 증시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발표하면서 다시금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89.24포인트(0.61%) 내린 4만7417.2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68포인트(0.08%) 하락한 6775.8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03포인트(0.08%) 오른 2만2716.13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중동 긴장 고조 속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3.80달러(4.55%) 상승한 배럴당 87.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 기준물 브렌트유는 4.18달러(4.76%) 오른 배럴당 91.98달러로 마무리됐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지나던 화물선 4척이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급 불안 우려가 확대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역대 최대 규모인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유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기술주들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전날 장 마감 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과 매출 발표와 함께 내년 회계연도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9.18% 급등했다. 오라클에 이어 마이크론(3.8%), 샌디스크(5.9%) 등을 비롯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0.6%)도 강세를 보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수급 개선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5% 상승하며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급등한 국제 유가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 개선에 큰 효과는 없었다.
증권가에서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코스피가 급락 이후 반등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주요 업종들의 회복력이 확인되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 CPI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며 중립적인 재료에 그쳤다"며 "중동 사태 이후 급등한 유가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물가 지표에서는 에너지 가격 변수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네 마녀의 날)에 따른 외국인의 현·선물 수급 변화와 중동 관련 뉴스 흐름 등이 지수 상단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업종별 차별화 장세 속에서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급락 과정에서 반도체, 조선, 방산 등 주도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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