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
도주치상·사고후미조치 인정 안돼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지난 2024년 경기 남양주시에서 음주교통사고를 내고 사고처리를 위해 출동한 경찰관이 음주감지기를 가지러 간 사이 현장을 이탈해 논란이 됐던 현직 경찰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다만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던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혐의는 결국 인정되지 않았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2단독 심재광 판사는 11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사고후미조치, 특가법상 도주치상,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기소된 A경위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경위는 지난 2024년 11월5일 오후 7시10분께 남양주시 호평동 호평터널 인근에서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운전하다가 앞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3중 추돌사고를 낸 뒤 현장을 무단이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후 A경위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인적사항을 알려준 뒤 경찰관이 순찰차량에 있는 음주측정기를 가지러 간 사이 그대로 현장에서 이탈했으며 도주 당시 119구급차도 현장에 도착해 피해자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사라졌다가 무려 12시간 가까이 지난 다음날 오전 8시께 경찰서에 자진출석한 A경위에게 음주측정을 실시한 뒤 알코올이 감지되지 않았다며 음주가 아니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피해자들이 A경위에게 술냄새가 났다고 주장하고 이탈 과정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은 A경위가 근무했던 사고지역 경찰서 대신 다른 지역 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했고, 이 과정에서 A경위도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재판에서는 “낮에 술을 마신 것이 기억나 무서워서 도망갔고, 구급차와 경찰차가 도착해 신상정보를 확인하는 등 사고처리는 마친 상태였다”며 도주치상과 사고후미조치 혐의를 부인했다.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이날 "특가법상 도주는 사고 운전자가 사고로 피해자가 사상을 당했음을 인식하고도 구호 조치를 이행하기 전에 현장을 이탈해 사고는 낸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사실상 A경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고 직후 차량에서 내려 피해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피해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피해배상을 약속한 점, 교통경찰과 119구급대가 도착해 구호조치를 취하는 동안 피해자들과 현장에 있었던 점, 경찰관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려주는 과정에서 저항하거나 거부하지 않았던 점, 경찰관이 음주측정기를 가지러 간 사이 현장을 이탈했으나 그 무렵에는 구호조치가 끝났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도주치상과 사고후미조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도주치상 혐의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가 유죄로 판단된 만큼 완전히 무죄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점을 들어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에 대해서만 무죄를 선고하고, A경위가 인정한 음주운전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했고, 당시 경찰청 교통과에 근무하는 경찰관이었다는 점, 음주측정을 회피하기 위해 현장을 이탈한 점을 보면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비난가능성도 크다”며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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