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사기관 279곳 점검서 '강남서'만 코인 탈취…경찰, 전담조직 신설 추진

기사등록 2026/03/11 14:20:11 최종수정 2026/03/11 15:12:24

올해 1월 전국 실태 점검 결과 강남서만 유일 적발

20억 코인 탈취 일당 이달 6일 송치

경찰청 가상자산 전담 조직 신설 추진…내년 출범 예상

[그래픽=뉴시스]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경찰이 올해 1월 전국 279개 수사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자산 보관 실태 점검에서 서울 강남경찰서만 보안 지침을 위반하고 실제 코인이 탈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가상자산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 조직 신설을 추진하는 등 관리 체계 개편에 나섰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과는 올해 1월 전국 시·도경찰청 18곳과 경찰서 261곳 등 총 279개 기관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압수·보관 현황 전수점검을 실시했다.

경찰은 이번 조사와 관련, "지난해 12월 수립한 '가상자산 수사 인프라 고도화 계획'에 따라 예정대로 진행된 점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점검이 광주지검 비트코인 분실 사건 이후 진행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번 점검 결과 경찰의 '통합 증거물 관리지침'을 위반하고 실제 가상자산이 유출된 사례는 전국 279개 관서 가운데 강남경찰서 1곳 뿐이었다. 나머지 278개 관서의 가상자산 잔액은 정상 보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경찰서는 2021년 11월 코인 해킹 피해를 신고한 업체 관계자로부터 비트코인 22.33개(당시 시가 약 16억5000만원)를 임의제출 받으면서, 경찰청이 2022년 제정한 '통합 증거물 관리지침'상 경찰관서 전용 하드지갑으로 전송 보관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외부 콜드월렛에 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콜드월렛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갑 복구 암호문인 '니모닉 코드'를 알고 있었고, 이를 이용해 2022년 5월 6일 코인을 원격으로 빼돌려 약 10억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탈취 사실은 사고 발생 후 4년 가까이 파악되지 않다가 올해 1월 30일 전수점검 과정에서 뒤늦게 확인됐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코인업체 대표와 실운영자 등 2명을 이달 6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담당 경찰관에게 코인을 돌려받게 해달라며 현금 600만원과 식사비를 제공한 혐의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서의 압수물 관리와 관련해 경찰 내부 연구용역에서도 가상자산 보관 체계의 위험성이 지적된 바 있다.

채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12월 발주 연구용역 보고서는 가상자산 보관 과정에서 개인키가 공유될 경우 제3자가 자산을 전송할 가능성이 있으며 행위자 추적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소프트웨어 형태의 지갑은 명확한 관리 기준이 없을 경우 개인 보관 형태로 관리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산 보관 및 이전 과정에서 내부 횡령이나 외부 해킹이 발생할 경우 그 책임과 배상의 문제도 발생하게 될 소지가 있다"며 국가 배상 책임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그러나 강남서의 탈취 사실은 보고서 발간 후 1년여가 지난 올해 1월 전수점검에서 확인됐다.

경찰청은 지난해 말 수립한 '가상자산 수사 인프라 고도화 계획'에 따라 가상자산 관리 체계 개편에 착수했다. 핵심은 기획·예산·지원 등 가상자산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 조직을 경찰청 본청에 신설하는 것이다. 경찰청은 2027년 소요 정원을 신청한 상태로, 반영될 경우 본청에 전담 조직이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현행 내부 지침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가상자산 압수·보관 규칙(경찰청 훈령)'으로 격상하고, 입출금 정지부터 압수·보관·송치·환부까지 단계별 준수사항을 명시한 매뉴얼을 제작해 현장에 배포·교육하기로 했다. 압수한 가상자산을 가상자산사업자(거래소)에 위탁 보관하는 제도도 추진하며, 가상자산 압수 현황을 월 단위로 집계·관리하는 통계 체계도 구축한다.

이밖에 거래내역 추적 지원과 수사관 교육 확대, 분석 프로그램 예산 확충, 국내외 거래소 및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 강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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