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정보화 사업 평가방식 개편…예타 기간 6개월로 단축
정부 "1999년 도입 이후 27~28년 만에 기준 상향"
[세종=뉴시스]임소현 임하은 기자 =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를 경제성 중심 평가에서 정책 효과와 지역균형을 함께 반영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한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예타 대상 기준도 상향하고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기반 정보화 사업에 맞는 평가 방식을 도입해 국가 전략사업 추진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획예산처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 및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예타는 대규모 재정사업의 경제성과 정책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제도로 1999년 도입됐다. 지금까지 총 1064개 사업을 조사해 타당성이 낮은 382개 사업을 걸러내는 등 재정 효율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해왔다.
정부는 이번 개편의 기본 방향을 기존 '방어적 재정 지킴이'에서 '전략적 재정 운용자'로 역할을 확대하는 데 두고 ▲균형성장 투자 유도 ▲국가아젠다 대응 ▲사업 추진 지원 등 세 가지 축으로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지역균형·정책효과 반영…예타 평가체계 개편
정부는 먼저 지역균형을 고려한 평가체계를 강화한다. 비수도권 가운데 인구감소지역 사업은 경제성 가중치를 5%포인트(p) 낮추고 지역균형 가중치를 5%p 높인다. 수도권 사업도 균형성장 영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평가 항목을 신설한다.
기존 '지역균형발전' 평가는 '지역균형성장' 개념으로 확대 개편된다. 지금까지는 지역낙후도와 낙후도 개선 효과,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 정량지표 중심 평가였지만 앞으로는 지역 특수성과 미래 성장 잠재력 등 정성 평가도 반영된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지역의 역사·문화·관광 자원 등 고유한 특수성과 성장 잠재력을 함께 고려해 지역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특성을 반영한 정책효과 평가도 도입된다. 앞으로는 일자리 창출, 산업 생태계 형성, 취약계층 이용 편의 개선 등 다양한 정책적 파급효과를 부처가 제시해 평가받을 수 있도록 평가 항목을 개방형 구조로 개편한다.
AI 확산에 맞춰 정보화 사업 평가 방식도 바뀐다. 신기술 기반 정보화 사업은 비용편익분석(B/C) 대신 비용효과분석(E/C)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정보전략계획(ISP) 사전검토 결과를 활용해 예타 기간도 기존 9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다.
◆SOC 예타 기준 상향…사업 추진 절차도 개선
SOC 사업의 예타 대상 기준도 상향된다. 현재 도로·철도·항만 등 SOC 사업은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비 300억원 이상이면 예타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각각 1000억원, 500억원으로 높아진다.
이에 대해 기획처 관계자는 "예타 대상 기준은 1999년 제도 도입 이후 유지돼 왔다"며 "이번 개편이 시행되면 약 27~28년 만에 기준이 상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속도로나 철도처럼 사업 규모가 큰 경우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고속도로 평균 건설단가가 ㎞당 약 625억원 수준이라 대부분 사업이 여전히 예타 대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노후 정보시스템이나 장비를 단순 교체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예타 면제를 신설한다. 기존에는 운영비 절감 외 추가 편익을 산정하기 어려워 예타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업 추진 준비 정도를 점검하는 '사업계획 적절성' 평가 항목을 신설하고 예타 전 과정에 전문가 컨설팅 기능도 도입한다. 조사기관 역시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조세재정연구원 중심에서 재정정보원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정부는 대부분의 제도 개편 사항을 올해 지침 개정 등을 거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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