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인천공항 통해 귀국
지난해 6월 이란 지휘봉 잡아
"'이제 한국에 왔구나' 생각"
[인천공항=뉴시스] 하근수 기자 = 이도희 이란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이 무사 귀국 후 아찔했던 현지 전쟁통 상황을 떠올렸다.
이도희 감독은 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이란 팀 하나를 맡아 국내 리그를 하고 있었다. 8강전을 앞두고 있었는데, (공습 당일) 아침에 주이란한국대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머무는 숙소는 물론 호텔도 위험하다고 해서 곧바로 대사관으로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이어 "토요일 저녁에 대사관에 들어갔고, 일요일 하루 동안 그곳에 있었다. 아마 그때 가까운 곳에 폭격을 맞은 것 같다. 굉장히 큰 폭발음이 들렸는데, 나뿐만 아니라 다른 교민들도 굉장히 놀라셨다. 대사관에 지하 공간에 있었는데, 그곳에 대피해 있었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 여자 배구 대표팀 세터로 활약한 이 감독은 은퇴 후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코치와 SBS스포츠 해설위원 등을 거쳤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현대건설을 지휘한 뒤 지난해 6월 이란 여자 배구 대표팀에 부임하면서 중동 무대에 입성했다.
이 감독은 같은 해 10월 중앙아시아 여자 챔피언십에서 이란을 62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또 같은 달 바레인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청소년경기대회에선 여자 18세 이하(U-18) 대표팀과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이 감독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정세가 요동치면서 안전 문제가 우려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이 감독은 이란 페르시안 걸프 프로리그에서 뛰는 이기제(메스 라프산잔)를 비롯한 이란 체류 한국인 24명과 함께 대사관이 빌린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동한 뒤 이날 귀국했다.
이 감독은 "한국 정부와 외교부에서 굉장히 빠르게 대처해주셨다. 국경까지 배웅해 주셨고, 끝까지 책임져 주셔서 불안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동 과정을 묻는 질문에는 "투르크메니스탄에는 신속대응팀이 있었다. 그쪽 대사관과 직원들께서 국경에서 저희를 맞아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로는 가장 안전한 루트를 이용하신 것 같다. 그래서 폭격 등은 맞닥뜨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나를 잘 따라주고 좋아해 준다. 가르치는 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도자는 선수가 성장하는 걸 보는 게 가장 좋다. 조금 안정되면 다시 가야 하는 거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어떤 생각 들었는지.
"'이제 한국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일단 (귀국까지) 4일 정도 걸렸기 때문에 조금 피곤하기도 했다. 빨리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공습 당시 상황은 어땠는지.
"이란 팀 하나를 맡아 국내 리그를 하고 있었다. 8강전을 앞두고 있었는데, (공습 당일) 아침에 주이란한국대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경기가 취소된 뒤 선수들을 다 보냈고, 나는 대사관에서 연락을 주셔서 어떻게 해야 할지 여쭤봤다. 머무는 숙소는 물론 호텔도 위험하다고 해서 곧바로 대사관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바로 출발하게 됐다"
-대사관 근처에서도 폭격이 있었다던데.
"'전쟁은 이렇구나' 생각했다. 토요일 저녁에 대사관에 들어갔고, 일요일 하루 동안 그곳에 있었다. 아마 그때 가까운 곳에 폭격을 맞은 것 같다. 굉장히 큰 폭발음이 들렸는데, 나뿐만 아니라 다른 교민들도 굉장히 놀라셨다. 대사관에 지하 공간에 있었는데, 그곳에 대피해 있었다."
-폭격으로 이란 배구 선수 20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나는 듣지 못했다. 일단 내가 알고 있는 선수들은 다 무사하다고 보고받았다. (이란에서) 나오기 직전까지도 계속 괜찮은지 물어봤다. 오히려 선수들이 감독님께서 잘 가고 계시는지 물어봤다고 하더라. 20명 정도가 사망했다는 보고는 못 받았다. 배구 협회와 체육관은 괜찮았고, 옆에 있는 레슬링 숙소가 폭격을 맞은 걸로 알고 있다."
-지도했던 이란 선수들은 뭐라고 했는지.
"작년 6월 베트남에 있을 때 비슷한 상황이 생긴 적이 있다. 나는 바로 들어오고 선수들은 나흘 정도 걸렸다. 이번엔 반대가 됐는데,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니 선수들이 '감독님 쏘리(미안)'라고 얘기했다."
-투르크메니스탄까지 여정도 상당히 길었는데.
"한국 정부와 외교부에서 굉장히 빠르게 대처해주셨다. 국경까지 배웅해 주셨고, 끝까지 책임져 주셔서 불안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 또 투르크메니스탄에는 신속대응팀이 있었다. 그쪽 대사관과 직원들께서 국경에서 저희를 맞아주셨다. 덕분에 불안하지 않게 잘 온 것 같다."
-육로 이동 중 위험한 상황은 없었는지.
"육로는 가장 안전한 루트를 이용하신 것 같다. 그래서 폭격 등은 맞닥뜨리지 않을 수 있었다."
"꼭 오셔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사실 세계배구연맹 전화도 받았고, 대한배구협회 전화도 받았다.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장님도 문자를 주셨다. 많은 관심과 걱정에 감사드린다. 이란에선 올해 굉장히 많은 대회를 잡아놨다.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아시안게임도 앞두고 있었는데.
"만약 이번에 여자 배구 대표팀을 보내면, 이란 혁명 이후 처음이라고 하더라. 지금까지 여자팀은 안 보냈다고 했다. 그런 부분도 잘 얘기가 되고 있어서 이런 상황들이 아쉽다."
-정세가 안정되면 다시 이란으로 돌아갈 계획인지.
"작년에도 (이란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한 게, 선수들이 굉장히 사랑스럽다. 나를 잘 따라주고 좋아해 준다. 가르치는 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도자는 선수가 성장하는 걸 보는 게 가장 좋다. 조금 안정되면 다시 가야 하는 거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전장의 참상을 보면서 어떤 생각 들었는지.
"사실 거의 못 봤다. 테헤란에서 6시간 떨어진 이스판이라는 도시에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전혀 느끼지 못했고, 대사관에 들어가서 밖으로 안 나왔기 때문에 크게 느끼진 못했다. 불안한 마음은 있었다.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넘어간 뒤에야 '이제 잘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란에 있을 때 가족과 연락은 닿았나.
"대사관에 들어갔을 때 인터넷이 잠깐 됐다. 그때 아이들한테 연락했다. 걱정을 많이 했다."
-귀국 과정에서 다친 곳은 없는지.
"오히려 긴장하고 있었더니 덜 아픈 것 같다."
-다른 교민들과는 나눈 대화가 있다면.
"비행기를 각자 따로 끊었다. 우리가 제일 늦었는데, 몇 분 같이 계셨다. 그분들은 작년에도 한 번 겪어봤기 때문에 오히려 나를 안심시켜 주셨다"
-축구 선수 이기제와도 만났는지.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동할 때 버스 2대로 같이 이동했다. 둘 다 내성적이어서 특별한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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